“마을과 주민 영원히 사랑합니다”
“마을과 주민 영원히 사랑합니다”
  • 박은정
  • 승인 2008.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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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탐방 - 평금부녀회
농사를 짓기 위해 갈아놓은 밭사이로 고개를 내민 봄나물이 향긋한 봄내음으로 따뜻하게 다가온다.

공사가 한창인 도로를 따라 도착한 대마면 성산1리 평금마을. 화창하게 풀린 날씨처럼 주민들의 발걸음 또한 가벼운 이곳은 오는 16일 손님맞이를 앞두고 준비에 여념이 없다.

“몇년전 서울 향우들이 우리 마을을 찾아와 베풀어 주고 간 정이 고마워 이번에는 우리가 초청의 기회를 마련했습니다”라며 며칠 뒤에 있을 일정을 설명하는 아줌마부대인 평금부녀회(회장 구미숙) 회원들. 손님을 초청해 놓고 심란할 법도 싶은데 마냥 즐겁기만 한 이들은 지난 5년전 9명으로 구성돼 마을을 리드하고 있다.

자녀의 결혼이나 부모상 등 집안의 애·경사를 챙기기 위해 일종의 계 형식으로 뭉친 이들이지만 실질적으로 마을부녀들의 중심에 서서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아 이끌고 있다.
50~60대 회원으로 구성된 이들은 매월 20일 정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바쁜 농사철 미처 만나기가 어려울 때는 회비만이라도 걷어 자금을 모아가고 있다.

구미숙 회장은 “마을에 함께 살고 있는 주민들이 모임을 구성해 언제 어느 때라도 만날 수 있고 특히 애·경사가 있을 때 만사 제쳐놓고 먼저 도울 수 있어 좋다”며 “서로 친형님 동생처럼 정을 나누며 가족처럼 지내 점점 우의가 깊어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가끔 읍내의 노래방도 가고 찜질방도 찾아 스트레스와 피로를 푼다”는 평금부녀회 회원들은 고작 한달 만원하는 회비를 모아 간단한 나들이와 여가를 즐기고 거기에 회원의 자녀가 결혼할 때는 30만원씩 축의금을 전달하는 여유까지 보여 주부들의 알뜰함을 과시하고 있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오는 향우들을 위해 음식을 장만하고 농악대를 초청해 흥겨운 초대마당을 열 계획인 이들은 돌아가는 향우들에게 주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인 검정쌀을 전달하며 고향의 정을 듬뿍 선물할 계획이다.

어느 마을이나 구성돼 있는 부녀회는 마을의 안살림을 책임지며 마을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마을부녀회 안에 다시 구성된 소모임인 평금부녀회는 서로를 아끼는 정을 바탕으로 마을과 주민, 더 나가 향우들에게까지 인정을 나눠 주고 있다.

“우리 금요일에는 장보러 읍내를 다녀와야 겠구먼. 돼지는 토요일날 잡고 전이랑 나물 회무침도 그날 같이 허세”라며 다가올 행사를 앞두고 살짝 들뜬 이곳 평금부녀회 회원들은 아름다운 이웃사촌으로 사랑을 쌓아가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