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로당 탐방 129 - 복평경로당<대마>

복평2리 또한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들녘에서는 한해 농사를 시작하기 위해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 막 갈아엎어놓은 대지의 황토흙 냄새와 갖가지 비료냄새가 마을을 찾은 기자의 코끝을 자극한다.
복평경로당이 위치한 석정마을은 마을 뒤편에 왕창하게 우거진 소나무와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앞으로는 영광지역의 대표종교인 원불교당이 자리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면서 마을주민들의 마음의 피로를 달래주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석정마을은 여느 농촌마을처럼 마을을 떠난 젊은이들이 많았으며 그나마 젊은 이장과 마을에 남아 있는 10여명의 젊은이들이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활동하고 있어 위안이 되고 있다.
“우리마을은 조선시대 이전부터 마을앞에 우물가가 있는데 이 우물가에서 물이 돌틈으로 흘러나와 이때부터 돌석(石)자에 우물정(井)자를 써서 석정마을이라고 칭해져 지금까지 불려지고 있다”며 마을유래에 대해 설명한 이소형 경로당회장은 “예전부터 장수마을이고 전쟁때 약사하신 분들이 없고 나이가 있어 큰 농사는 아니지만 소규모의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으며 많은 인재를 배출한 것이 마을의 큰 자랑거리다”며 마을분위기를 말했다.
이곳 복평경로당은 2007년 지어져 50여명의 어르신들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복평경로당은 경로당 회원들에게 있어 마음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공간이자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알토란같은 공간이다.
복평경로당은 건립시 군에서 지원한 지원금과 마을주민들이 일정기금을 희사해 지어졌으며 또한 정부에서 보조되는 보조금과 경로당 회원들이 누구 할 것없이 십시일반으로 쌀과 반찬거리 등을 희사해 운영에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경로당 총무인 이상형 어르신은 “경로당이 새로 신축된 건물이지만 의료기구나 활용할 수 있는 물품이 빈약해 많은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1~2년에 한번씩 야유회를 다녀오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따스한 정과 우의를 다지고 있는 이곳 어르신들은 대화의 장인 경로당에 나와 다양한 놀이와 회원간에 정겨운 이야기꽃을 피우며 하루일과를 보내고 있다.
마을의 한 어르신은 “우리는 한 여름에는 에어컨보다 더 시원한 시정에서 지내고 있어서 좋당께. 어이 기자양반도 올 여름에 여기서 여름을 보낼 생각없는가”라고 반문하며 연신 마을에 대한 자랑을 했다.
최경희 마을이장은 “어르신들이 생활하기에는 큰 불편이 없으나 마을앞 도로가 비오는 날이나 어둡고 캄캄한 날에는 어르신들 뿐아니라 젊은이들도 통행하기에는 많은 불편이 있고 위험해 개선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전했다. 그는 또 “실제로 도로에서 많은 동네 주민들이 사고로 생명을 잃어 마을에서 이들의 영혼을 달래주기 위해 해년마다 천도제를 지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원불교당을 옆에 두고 심신을 단련하고 있는 이곳 어르신들은 항상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생활하는 것을 마음깊이 새기며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보면 베풀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어 훈훈한 농촌마을의 정을 기자의 가슴속에 담게 했다.
강기원 기자 kkw7127@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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