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민족평화학교는 2000년 6월15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공동선언정신을 기리고 분단으로 인해 한반도의 안녕과 평화가 항상 불안한 상황에서 그에 대한 본질적 원인접근과 근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기획됐다.
이번 강좌를 기획한 하선종 핵추협 사무국장은 "6·15선언의 실천이 곧 통일"이라며 "이번 강좌가 영광에서부터 통일의지를 모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본지는 이 강연 내용을 5회에 걸쳐 요약·정리해 게재한다.
1. 한반도 통일과 주한미군
2. 북미 제네바 합의와 6·15 남북공동선언의 의의
3. 여성의 시각으로 본 생활속에서의 반미
4. 2002년 대선과 몇가지 문제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으로 남북교류 확대하자"
우리가 강대국의 억압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주롭고 부강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먼저 북미관계와 주한미군의 철수에 대해서 명확한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주한미군이 없으면 극우 보수 세력까지도 더는 맥을 출 수 없게 된다. 그러면 과거야 어떠했든지 남북해외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민족의 편으로 돌아서게 된다. 북미관계가 봄바람을 타게 되면 당연히 주둔하는 근거가 사라져 주한미군이 더는 한반도에 존재할 명분을 잃게 되는 것이다.
결국 6․15공동선언도 북미관계가 발전해서 나오게 된 것이니 한반도 변혁의 본질적인 문제는 바로 북미관계의 변화에 있다는 것은 명백한 진리다. 그런 북미관계가 머지않아 좋아질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 근거는 바로 '제네바 합의서'다. 이것은 무척 흥분할만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제네바 합의 의의와 페리보고서
2000년 7월9일 문화방송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93, 94년에 한반도에서 전쟁일보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조성됐었다고 방송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다시 말하면 전쟁을 하고 말고를 우리나라가 결정할 수 없고 그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무리죽음을 당해도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왜 이런 운명에 처해있는가. 그것은 바로 한반도 운명의 실질적인 통제자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원래 91년 부시정권 말기만 하더라도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아주 많이 좋아졌었다. 하지만 92년 선거에서 부시가 떨어지고 클린턴이 당선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게 된 것이다.
북미간의 관계 호전에 가장 먼저 찬물을 끼얹은 발언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사무국장 브릭크스 (스웨덴인)의 입에서 나왔다.
클린턴 취임직후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의 군사시설을 신고에서 누락된 핵시설이라고 트집잡아 전례없는 특별사찰을 요구했다. 이러한 미국의 의도를 짐작하고 있었는지 국제원자력기구에서 특별사찰을 운운하고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하자 단 한번도 부당한 간섭에 대해 물러선 적이 없던 북한은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압력이 고조되자 급기야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를 선언한다.
북한은 곧바로 전군.전민에게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전국민은 전쟁준비에 떨쳐나선다. 순식간에 북한이 강제사찰을 받느냐 마느냐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느냐 마느냐의 상황으로 변한 것이다.
그때 클린턴은 단호히 전쟁을 결정내리고 착착 진행하다 5시간 전에 그만 두었네, 60분전에 그만 두었네 하는 이야기들이 나중에야 간간이 오르내렸던 것을 보면 클린턴은 이 지구상의 최후의 사회주의 나라, 반미운동의 선봉장인 북한을 가만 두기 싫었던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은 결국 공격을 포기했다.
북한의 미사일 앞에 무릎 꿇은 미국
미국보다 북한이 한 발 앞서서 공격적인 단호한 조취를 취했다. 북한의 미사일 두발이 하와이 앞바다 근처 태평양 공해에 떨어졌다. 북한이 목표라고 공개한 지점에 정확히 명중했다. 북한은 그 어떤 미사일 금지 조약에 가입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북한은 이를 미국이 잘 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
미군은 자신들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에 전쟁을 그만두고 협상으로 돌아 선 것으로 밖에는 다른 해석을 할 수 없다. 오히려 북한의 군사력과 미사일 기술이 전쟁을 막아 주었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또 어디 있겠는가.
미국의 어떤 정권이건 ‘제네바 합의’이행 완료 시기인 2003년에 가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세가지다.
첫째는 북한에 전쟁을 도발하는 길이고, 둘째는 그냥 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제네바 합의’를 무시하는 길이 있으며, 마지막으로는 못 다 이룬 합의사항에 대해 미국이 사죄를 구하고 충실히 이행하여 북미 평화협정을 맺고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길이다.
이중 첫째는 전세계의 공멸을 가져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미국 위정자들이 정신병자가 아니고서는 선택하기 힘들다. 둘째는 미국이 2류국가로 전락하는 길이다. 제네바 합의의 무시는 합의와 약속마저 깨는 비도덕적 국가로 지탄받을 것은 뻔한 일이다. 따라서 유용한 대안은 세 번째 밖에 없다.
6.15 공동선언이 가져다 준 운동상의 변화
북한과 미국관계만 좋아지더라도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는 사라지고 한반도에 봄바람이 불게 된다. 그렇기에 미국은 어떻게든지 북미관계를 파탄시키려고 몸부림치는 것이며 부시 미 대통령이 저렇게 쫀쫀하게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6.15공동선언실천을 통해 남북간의 교류를 확산해 간다면 더는 미국이 기댈 언덕은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미국이 기댈 언덕을 허물어버리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더욱 빨리 앞당기는 일이 6․15공동선언의 실천이다. 이런 6.15공동선언이 가리키는 실천 방향은 두가지다. ‘단결’과 ‘대중속으로’이다. 지혜로운 민중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속에 답이 있고 길이 있다.
이창기<민족언론'우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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