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가장 소중한 보금자리고 희망입니다”
“농촌은 가장 소중한 보금자리고 희망입니다”
  • 박은정
  • 승인 2008.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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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을 일구는 여성 - 조영숙<백수읍>
온 세상이 꽃물결이 넘실대며 설레임을 안겨주던 봄날이 이젠 농부들의 손길을 재촉하며 분주해지고 있다. 담배 고추 등의 밭농사가 시작되고 모내기를 위한 준비로 바쁜 농촌은 올해도 풍년농사를 간절하게 기원하고 있다.

백수 상사리 광동마을에 살고 있는 조영숙(49)씨. 그도 여느 아낙들과 마찬가지로 농사짓는 남편을 내조하고 자식뒷바라지를 하며 농촌을 지켜가고 있다.

조 씨는 완도에서 태어났지만 일찍이 부모를 따라 서울로 올라가 생활했다. 20대 초반 1남2녀의 외아들과 결혼한 그는 남편의 고향에 터를 잡았고 시부모를 봉양하며 30년 가까이 살고 있다.

오래전부터 시부모가 살았던 농가에서 생활했던 조 씨는 폐암으로 투병중인 시아버지의 병수발에 정성을 다했을 뿐더러 생전에 좀 더 편하게 모시기 위해 집을 새로 지어 돌아가시기 전까지 효를 다했다.

“모두들 힘들다고 하는 농촌생활이 저는 그래도 해 볼만 했습니다”라며 농사일을 도와주러온 이웃들을 위한 점심준비로 바쁜 조 씨는 “농작물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수확을 거둘때 느끼는 보람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큰 기쁨”이라고 만족을 표시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주부들이 시부모를 모시고 살기 불편해 하지만 남편을 낳아준 부모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다보면 서로 소통하는 계기가 마련돼 큰 어려움없이 지낼 수 있다”며 “시부모가 마련해준 터전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고 어른들과 같이 생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자녀들이 보고 배워 가정교육이 이뤄지는 등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대가족의 특징을 설명했다.

2만5,000여평의 논농사와 5,000여평의 대파농사로 수익을 창출하는 조 씨는 늘 새로운 농사기법을 연구하고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며 주변농가를 선도해 모범이 되고 있다.
그는 또 참외 방울토마토 등을 재배했던 시설하우스를 축사로 개조해 한우도 사육중에 있다.

마을의 한 어르신은 “도시에서 시집와서도 시부모를 모시며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은 마을 젊은이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자’라는 속담처럼 돈을 벌때는 궂은 일을 가리지 않고 벌고 번 돈을 쓸 때에는 어엿하게 쓰도록 살고 싶습니다”라고 전하는 조 씨는 효성 깊은 며느리로, 화목한 가정을 지키는 아내로, 자상한 어머니로 행복을 듬뿍 담아내고 있다.

황혼을 책임져 줄 누런 소들의 먹이를 주고 이웃이 부탁한 밭일을 도우러 나서는 그의 발걸음이 암울한 농촌의 희망으로 가볍기만 하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