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체탐방 - 불갑골한글학당
“선상님 요것이 뭔자당가요.” “워메 한개 맞고 다 틀려 부렸네.” “어이 평산떡 지우게 쪼가 빌려 줄랑가.”모인 할머니들 목소리에 웃음이 넘치는 이곳은 지난 3월 개원해 주민들에게 한글을 지도하고 있는 불갑골한글학당.
불갑골한글학당은 불갑면사무소가 한글교육 희망자 수요조사를 실시해 원불교불갑교당과 불갑중앙교회의 도움을 받아 오는 12월까지 매주 화요일, 목요일 10개월간의 계획으로 한글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곳은 50~70대까지 30여명의 어머니들이 한글을 익혀가고 있다.
불갑면사무소 김지은 사회복지사는 “한글을 모르는 여성을 대상으로 문해교육을 실시해 기본적인 배움의 욕구충족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한글교실의 문을 열게 됐다”며 “어려운 시절에 태어났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라고는 가보지 못한 어르신들이 하나 둘 한글을 익혀가며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한다”고 밝혔다.
지역자원을 활용하고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지역주민들에게 한글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교육공동체 형성과 평생교육의 기회를 부여하는 이곳은 교육에 필요한 교재와 문구 등을 지원하고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수업시간에 간식 등을 제공하며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자음, 모음, 한글받침, 문장 등 한글기본교육을 실시하는 이곳은 그동안 배우고 익힌 한글실력을 발휘해 이번달중 편지쓰기 날을 운영할 계획이다.
농번기가 시작돼 바쁜 일정속에서도 수업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한 어르신은 “내 이름 석자도 쓸줄 모르고 글자 하나도 못 읽었는디 인자는 손자 이름도 쓸수 있땅께”라며 “우리처럼 못배운 늙은이들을 위해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준 면사무소가 고맙고 또 고맙제”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폭넓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고 있는 이곳 어르신들은 문맹자에서 탈피해 자신감을 형성하며 인생의 새로운 활력을 되찾으며 행복이 넘쳐나고 있다.
또 평생 동안 한글을 몰라 부끄러움을 가슴에 묻고 살아온 어르신들은 배움의 한을 해소하며 밝은 세상을 보고자 하는 의지와 학습에 대한 열기로 하루를 정성껏 채워가고 있다.
열악한 환경과 고령화로 침체된 농촌 분위기속에 학습의 장을 마련해 활기찬 분위기로 변화를 유도하는 불갑면은 의미 있는 가치창조로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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