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순수함으로 어르신들 모십니다”
“영적인 순수함으로 어르신들 모십니다”
  • 박은정
  • 승인 2008.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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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당골 칭찬 릴레이 - 정창열 사랑의 집 원장
홍농읍 진덕리에 위치한 사랑의 집. 노인복지시설인 이곳은 혈연관계에 의한 가족이 아니라 신앙 안에서 맺어진 가족으로 황혼을 의지하고 있다.

가족공동체인 이곳에서 아들 또는 손자가 돼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는 정창열(40)씨. 법성이 고향인 그는 서울에 있는 백화점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지인을 도우러 내려와 1995년 10월 이곳과 인연을 맺었다.

사랑의 집은 영광원자력본부 신우회에서 이웃돕기회를 결성해 불우한 학생들과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들과 장애인들을 돌보는 사역을 시작하면서 출발했다. 처음 취지대로 무의탁노인들과 고아들을 한가족으로 연결시키며 아픔과 고통속에서 점차로 열매를 맺게 됐고 가족이 점차적으로 늘어났다.

고아들에게는 할머니가 생겼고 할머니들에게는 손자들이 생기며 서로 가족처럼 지냈지만 인원은 늘어나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공부를 시킬 만한 환경이 되지 못하자 고아들만을 위한 시설인 사랑의 마을(현 새생명마을)을 건립하게 됐다. 97년 10월 사랑의 집은 무의탁 노인들을 섬기는 전문시설로, 사랑의 마을은 청소년 전문시설로 기능상 완전히 분리돼 운영되며 그때부터 정 씨는 사랑의 집 원장을 맡게 됐다.

현재 사랑의 집에는 할머니 14명, 직원 4명 그리고 정 씨의 자녀들 3명까지 21명이 한가족으로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의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신축건물을 지어 새 둥지를 튼 이곳은 지난달 또 하나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정 씨는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더 행복하다’는 말처럼 사랑을 많이 나눠주는 집이 되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재정적으로 어렵기는 하지만 영적인 의미와 순수성을 잃지 않고 사역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랑의 집은 후원금과 입주한 어르신들로부터 약간의 생활비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 아직 법인으로 등록하지 않고 운영되는 이곳은 정부의 관리체제로 인해 자칫 본질이 변질될 우려를 염려해서다.

자녀가 없거나 자녀가 있어도 보호할 능력이 없는 어르신들이 모여 남이 아닌 ‘가족’으로 남은여생을 의지하고 있는 이곳 사랑의 집을 지키는 정 씨는 가정의 달 소중한 의미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

기독개신교의 독실한 신자로 전도사를 지낸 정 씨는 신학대학원을 마치고 목사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신앙을 모태로 어르신들을 진정한 사랑으로 보듬는 그는 아름다운 ‘나눔’의 전도자로 고마움의 짙은 향기를 은은하게 풍기고 있다.
“당신의 아낌없는 섬김에 높은 박수를 보냅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