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대하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부모 대하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 영광21
  • 승인 2008.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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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당골칭찬릴레이 - 영광읍 / 이순녀
현대사회의 다양한 질병과 환자간병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허약한 환자를 대상으로 질병예방과 건강의 유지 또는 증진을 위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격을 취득한 간병전문인 간병사. 최근 들어 다양한 매체의 복지시설이 늘어나면서 간병사들의 역할과 활동이 넓어지고 있다.
치매로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거나 중풍 등으로 몸이 마비된 어르신들을 보호·치료하는 영광읍 단주리에 위치한 공립노인요양병원도 간병사들이 어르신들을 보살피느라 분주하다. 각기 5~6명의 노인을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차분한 외모로 조용히 어르신들을 간병하고 있는 이순녀(47)씨.
3년전부터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그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어르신들과 하루 종일 씨름하면서도 싫은 내색없이 정성을 다하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빈틈없이 처리해 모범이 되고 있다.
경기도 포천이 고향인 이 씨는 영광이 고향인 남편을 만나 결혼해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서울에서 잠깐 생활하다 영광으로 내려와 아동복가게를 운영했던 그는 영광종합병원에서 운영하는 도서실에서 환자들에게 책을 대출해주고 반납을 도와주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후 간병사자격을 취득해 이곳과 인연을 맺었다.
“일정한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고 일을 하지만 단순히 일이라고만 생각하면 아마도 더 힘들고 지칠 것입니다. 어르신들은 4~5세 된 어린아이나 다름없고 상황파악이 전혀 안되는 어르신들에게 무엇을 바라고 기대하면 안되겠지요.”
하루 12시간 주간과 야간을 교대로 몸이 아파있는 어르신들의 잡다한 시중은 물론이고 목욕, 식사수발, 대·소변처리까지 온갖 궂은일을 맡아하면서도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마음과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이 씨의 말이다.
“예전 대부분의 가정이 그랬듯이 저는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생활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들에 대한 반감이 없고 오히려 친할머니처럼 가깝게 느껴지고 안쓰러운 생각이 들더라고요”라며 다시 어르신들의 수발을 들러 발길을 옮기는 이 씨는 이런 이유에서인지 환자들에게 남다른 정을 전달하고 어르신들에게 공손해 행동이 돋보이는 것인가 보다.
“아줌마 배고파 밥줘. 우리 아들 보고 싶은데 왜 안 데리고 와. 이 아줌마가 자꾸 때려.” 말도 안돼는 어르신들의 투정이다.
물론 직업이라고는 하지만 자식도 감당하기가 어려운 일들을 해내며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돼 열심히 일하는 이 씨는 동료들과 어울려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과시간을 성실하게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