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하고 소통할 때 교육, 바로 섭니다”
“신뢰하고 소통할 때 교육, 바로 섭니다”
  • 영광21
  • 승인 2008.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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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을 일구는 여성 - 이어라<군남중 교사>
30명이 채 안되는 전교생. 젊은이들의 부재와 인구감소 등의 안타까운 농촌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수다.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모두 하교한 시간, 아담한 군남중학교 교정에서 만난 이어라(34) 교사. 그는 5명이 학급생 전부인 1학년의 담임을 맡고 있다.

1997년 교직에 첫발을 디딘 그는 2002년 영광여중으로 발령받아와 올 3월 이곳으로 부임해왔다. 신안에서의 초임시절 3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영광에서 학생들을 지도해온 그는 남다른 제자사랑, 지역사랑으로 머물러 있다.

학생들과 생활해서인지 3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앳된 소녀티가 물씬 풍기는 그는 광주에서 2남1녀중 장녀로 태어났다. 이름에서도 풍겨나듯 국어교사를 지낸 아버지의 영향으로 교사가 된 그는 새내기티를 벗은 10년차 교사이지만 남다른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교직에 임해 열정이 돋보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영광군지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참교육실천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이 교사는 관내 교사풍물모임인 <소리세상>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쇠고기수입 반대와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권을 규탄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광지역에서도 옛실내체육관 광장에 군민들을 집결시키고 있다. 이 교사도 풍물을 펼치며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과 한자리에서 한마음 한뜻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교과 수업을 맡고 있는 그는 전국역사교사모임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해 학생들 지도에 필요한 연구와 정보공유, 교사가 갖춰야 할 자질함양 등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날로 추락하는 교권, 입시지옥의 현실이 보여주듯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하지만 이 교사는 제자들의 내재된 재능과 소질을 최대한 계발할 수 있도록 사랑과 정성을 쏟는 참스승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꾸지람, 체벌을 하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오래가지 않습니다. 시간,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교육은 더불어 살아가며 남에 대한 배려와 따뜻한 마음, 촉촉한 가슴을 갖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풍요로운 인생의 밑바탕이 돼야 합니다.”

‘스승은 겨레의 빛이고 교육은 나라의 힘’이란 말처럼 교사는 한 사회의 지식을 다음 세대에 전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교사의 사회의식은 한 사회의 이데올로기적 지형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

“학부모와 교사 그리고 학교 상호간에 신뢰하지 않으면 바른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라고 말하는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소통하며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