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탐방 149 대전여자경로당<백수>
경로당 탐방 149 대전여자경로당<백수>
  • 박은정
  • 승인 2008.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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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아름다움 넘치는 어머니들 전용공간
경로당을 찾아 헤매는 일행을 큰길까지 나와 반기는 어르신의 따뜻한 모습을 따라 도착한 대전여자경로당(회장 김범자).
백수읍 소재지인 중앙교를 지나 도착한 대전2리에 위치한 이곳은 늦여름의 휴식이 편안하게 머물러 있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농사철 검게 그을린 얼굴에 고운 분을 바른 모습, 장롱속에 소중하게 두었던 자녀들이 사준 화려한 색상의 옷에 양산까지 받쳐 들고 나선 모습까지 순수한 꾸밈이 입가를 미소 짓게 하는 이곳은 산골에 위치한 경로당과 달리 도시(?)에 위치해서인지 어르신들이 나이에 비해 젊고 멋졌다.
“집이들이 온다기에 아침 일찍부터 쓸고 닦고 기다리고 있었구먼.” 어르신 콧등에 맺힌 땀방울이 청소를 하느라 수고한 흔적을 대신해 주는 이곳은 지난 8년전 건립돼 마을회관을 겸해 사용되고 있다.
약간 떨어진 위치에 남자경로당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남자어르신들은 남은 방을 회관으로 이용하며 어머니들 옆에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곳은 60대 초반부터 80대 어르신까지 4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특별한 회비나 자금없이 정부지원금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여자어르신들의 전용공간이어서인지 유난히 정갈해 보이는 이곳은 수시로 어르신들이 드나들며 내 집처럼 생활하고 누구라 할 것 없이 경로당 청결에 앞장서며 깔끔함을 지켜가고 있다.
경로당회장을 맡고 있는 김범자 어르신은 “읍 소재지나 마찬가지인 곳에 위치해 있고 경로당이 길 안쪽에 자리해서인지 다른 경로당과 달리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회원들 스스로 경로당 운영비를 조금씩 보태 특별히 부족한 것은 없고 무엇보다 마음이 잘 맞아 항상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우리가 경로당에서 제일 젊어. 그래서 시한에 언니들 점심은 우리가 책임지지”라며 건강한 웃음을 보이는 60대 초반의 할머니 3총사.
아직 농사가 끝나지 않아 자주 모이지는 않지만 수확후 겨울이면 이곳에 모여 점심도 해먹고 놀이도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은 “형님” “아우” 서로 존중하며 버거운 황혼의 무게를 의지하고 있다.
어머니의 포근함과 고향의 인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이곳 대전여자경로당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했지만 여성특유의 섬세한 관리속에 차분한 안정을 이루고 있다.
어르신들의 소중한 ‘수다터’로 세월을 삼키고 있는 이곳은 어르신들의 건강한 행복을 기원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