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용인의 난(蘭)과의 만남 97 - 한국춘란과 조직배양란

조직배양란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상식과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야 하지만 가장 먼저 상식에 입각해 난 가격을 알아보아야 한다. 일반 상품도 그렇지만 예를 들어 입변에 잘 생긴 중투호 또는 중압중투라면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이 되어도 구입하기 쉽지가 않은 난인데 터무니없이 가격이 쌀 경우 한번은 의심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
다음은 경험에 입각해서 보면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평범한 한국춘란과 어쩐지 좀 다른 것도 같고 너무나 깔끔하게 생겼고, 그것이 가격면에서도 정상적인 산채품과 많은 차이가 있다면 이것도 의심의 눈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전문지식에 입각해서 본다면 거치가 한쪽은 잘 발달되고 한쪽은 없는 등 일정하지 않다. 처음에는 화려하고 깨끗한 색상의 난이 해를 거듭할수록 흐리고 누렇게 퇴색된다.
뿌리도 여러 가닥이 직근으로 잘게 엉커져 있다. 잎이 얇은 반면에 변이 너무 좋다. 목대가 벌어지지 않는 것도 많고 성촉에서 눈이 붙지 않고 속잎이 다시 여러 개가 전개되는 이상한 개체도 있다.
한국춘란의 잎무늬종들은 대부분 유백이나 미황 또는 극황으로 관리가 잘 되면 대부분 황으로 가는데 설백이거나 백색으로 되거나 성목이 되어도 그대로다.
특히 궁금해하는 부분은 조직배양란의 꽃은 어떻게 피는가 하는 부분이다. 모든 생물은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으로 나눠져 있다. 아무리 조직배양상태가 좋아 2~3년 안에 촉수가 많아진다고 해도 생식생장에 필요한 7~8년의 기간이 경과되어야 종족번식을 위한 꽃이 핀다고 생각하면 해답이 될 것이다.
춘란을 기르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신아를 유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수분흡수가 잘 되는 부직포나 자연산 수태를 깨끗이 씻어 둔다. 시중에 판매하는 수태는 마른 상태가 딱딱해 신아출아에 방해가 된다. 수태는 신아가 출아하기 원하는 방향에 햇볕이 잘 비치는 곳으로 올려 놓는다.
이는 햇볕을 받으면 수태 밑은 온도가 상승하고 항상 습도가 유지되므로 좋은 환경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신아가 다른 곳에 비해 이쪽으로 눈을 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태 덮는 위치가 너무 넓으면 한꺼번에 많은 신아가 올라오는 수가 있으니 화분 위의 필요한 공간만큼만 떼내어 원하는 곳에 올려 놓는다.
백 용 인<영광군농업기술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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