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 유끼꼬 <편안한치과 치과위생사>
‘이가 튼튼하면 오복중의 하나다’라고 할 만큼 치아의 건강은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으로 예전에 비해 요즘 현대인들은 치아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지만 생활환경, 음식 등이 치아를 힘없이 함몰시키고 있다.반듯한 제복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차분해 보이는 히가시 유끼꼬(39)씨. 영광읍 버스터미널 부근에 위치한 편안한치과에서 치과위생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11월 개원한 이곳에서 1년째 일하고 있다.
“저는 아이들을 기르며 틈틈이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에서 일본어를 지도하고 있었어요. 그러던중 저처럼 외국에서 시집온 이주여성에게 한국어와 한국생활풍습 등을 지도하는 도우미 언니의 추천으로 이곳에서 일하게 됐어요”라며 일본식 발음의 한국말을 건네는 히가시 유끼꼬씨는 한국생활 10년차이지만 말과 행동 모두에 어색함이 남아 있었다.
일본에서 귤농사를 짓는 부모아래 1남2녀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일본에서 치과위생사를 지내다 믿고 있는 종교를 통해 한국으로 시집왔다. 염산 야월리에 살고 있는 그는 농사를 지으며 정미소를 운영하는 남편과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제가 처음 한국으로 시집온다고 할 때 일본부모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하지만 아이 셋을 낳고 나서부터는 남편과의 생활을 이해해 주시더라고요”라며 만만치 않았을 한국생활을 밝히는 히가시 유끼꼬씨는 “요즘 제가 전공을 살려 치과에서 일하면서부터는 남편을 비롯한 시댁식구들이 집안일을 도와주고 아이를 돌봐주는 등 적극 협조해줘 더욱 행복해졌습니다”라고 안정된 일상을 전했다.
그는 또 “한국의 치과는 일본과 별반 다를 것이 없고 치아구조도 같은 동양인이라 치료에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라며 “일본의 치과위생사보다 한국 치과위생사들이 전문직으로 한단계 위 대접을 받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라고 일본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치과위생사는 치과질환자를 대상으로 의사를 보조해 구강보건교육, 예방치과처치, 치과진료협조 및 경영관리를 지원한다.
편안한치과 조성환 원장은 “처음 직원을 모집하며 외국인이라 약간 우려를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성실하게 맡은 일을 잘 수행해 같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다”며 “오히려 낯설은 타국으로 시집와 본인의 전공을 살려 당당히 한국사회인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다른 이주여성에게도 훌륭한 표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9실, 8살, 3살의 꼬맹이들을 뒤로 하고 일선에서 환자들과 부대끼며 열심히 제 역할을 담당하는 히가시 유끼꼬씨는 아름답고 능력있는 한국인으로 자리매김을 해나가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