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형제처럼 다정하게 지내고 있당께”
“모두가 형제처럼 다정하게 지내고 있당께”
  • 영광21
  • 승인 2008.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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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탐방 165 / 설도경로당 <염산>
성탄절을 맞을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교회, 불우한 이웃을 찾아가는 도움의 손길 등 연말을 보내는 사람들의 다양한 움직임이 며칠 남지 않은 한해를 아쉽게 한다.
코를 찌르는 구수한 젓갈냄새, 막바지 김장을 담그기 위해 시장을 찾은 외지인들을 맞이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인들의 모습을 뒤로 도착한 염산면 봉남4리 설도경로당(회장 임중산금).

“워메 이렇게 멀고 험한 곳까지 찾아와 고맙네. 바람이 차구먼 얼른 들어가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몸쪼개 녹이소”라며 경로당을 찾은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는 할아버지들의 모습이 무척 정겹다.

설도경로당은 지난 2002년 20여평 규모로 지어졌으며 40여명의 회원들이 휴식을 취하며 정감 넘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경로당 회장 임중산금 어르신은 “우리 마을은 1927년 촌락이 형성됐으며 전주 최 씨 들이 들어와 성촌했고 원래는 무인도로서 마치 사람이 누워있는 형상처럼 생겼다 해서 누운섬 즉 와도라 칭했지만 일제시대에 와서 누운섬을 짧게 발음해 눈섬이라고 불려졌다”며 “이때 와도를 설도로 잘못 표기해 현재 명칭으로 불려져 오고 있다”고 마을유래에 대해 설명했다.

이곳은 여느 마을과는 다르게 남정네들은 농사를 짓고 아낙네들이 밖에서 젓갈이나 해산물판매 등 장사로 얻어진 소득으로 자식들을 뒷바라지 하며 생활하고 있다.
“우리는 남자회원들이 찬거리를 장만해 직접 밥을 지어 서로 나눠 먹고 지금은 건강을 생각해 담배를 안피우는 것은 물론 전통처럼 여겼던 화투놀이 대신 장기나 바둑 등 건전한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말하는 어르신들.

이들은 또 “우리 마을에서는 매년 생일을 맞은 주민과 회갑과 칠순을 맞은 노인들을 위해 청년회와 부녀회원들이 잔치를 열어주고 있다”고 덧붙여 자랑을 늘어 놓았다.
이곳 설도마을에서는 주민들과 경로당 회원들이 매년 분기마다 근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주민단합대회를 겸해서 야유회를 다녀오며 주민과 경로당회원간에 정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마을이장은 우리 노인들한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여”라며 “자기집 일을 뒤로하고 먼저 노인들 편의를 위해 발 벗고 나서주는 사람이 어디 있당가. 이장은 마을 노인들을 자기 부모처럼 여기며 돌보고 있어서 천사 같은 사람이제”라는 어르신들의 아낌없는 칭찬이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함으로 채워주고 있다.
강기원 기자 kkw7127@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