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어둠 걷어내며 내일의 부농 일구게 하는 소들의 집합소
새벽의 어둠 걷어내며 내일의 부농 일구게 하는 소들의 집합소
  • 영광21
  • 승인 2008.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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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70여차례 4,300여두 거래 영광 관내부터 해남 남원에서도 상인들 왕래
■ 황소처럼 큰 꿈 품게 하는 영광우시장의 하루

소띠의 해인 기축년 새해를 앞두고 영광지역 축산인들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기 위해 찾은 영광우시장에는 이른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염산, 군남, 백수 등 영광 각 지역 축산농가를 비롯해 나주, 함평 그리고 저 멀리 강진, 해남, 남원, 광주 등의 축산농가와 현장에서 보다 더 좋은 소를 구입하기 위해 우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분주함으로 생동감이 넘쳤다.
지난 12월21일 새벽 4시 움~메 우는 어린 송아지부터 큰 소들의 울어대는 소리가 새벽의 어둠을 걷어내고 있다.
그 시각 새벽 우시장을 찾은 이들에게 따뜻한 국물에 아침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이른 시각부터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우시장내 식당 아주머니들의 손길이 매우 분주하다.

새벽 분주한 손놀림에 시장냄새 가득
새벽 4시30분 헤드라이트를 비추며 4~5마리의 소들을 가득 실은 용달차량과 10여 마리의 소들을 가득 실은 5t트럭들이 우시장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시장 개시가 시작됐음을 알려준다.
“나는 오늘 암소 5마리를 갖고 왔는디 얼마나 좋은 값을 받을는지 모르것네. 무게가 700kg 정도 나가는데 제값을 받았으면 원이 없제”라고 말하는 한 어르신.
명절후 한두차례를 제외하고 영광읍 장날마다 연간 70여차례 열리는 영광우시장에서는 하루 평균 50~70두, 연평균 4,300여두의 소들이 거래되고 있다.
새벽 6시가 조금 넘어서자 그동안 차량 뒤편에 실어져 있던 소들이 각각 소 주인네들의 손길에 이끌려 중개사들 자리에 놓여졌다. 이때부터 무게에 따른 소들의 값이 중개사들에 의해 흥정되기 시작됐다. “아따 아제, 거시기 서운하다고 생각 말고 나한테 300만원에 팔으쇼. 어디서 이만한 가격은 못 받는 소랑게요”라며 말하는 구입자와 “먼 소리랑가, 어째 이 소가 그것 밖에 못 받아 안팔라네”라는 소 주인간의 흥정 또한 흥미롭다.

밀고 당기는 가격 흥정 볼거리 가득
제값을 받고 팔린 소들이 주인네들과 정이 들었는지 난동을 부리는 것이 매우 요란스럽다.
백수읍에서 왔다는 한 어르신은 “나는 오늘 암소 3마리를 갖고 시장에 왔는디 3마리 모두 제값을 받고 팔아서 오늘 기분이 최고네”라고 말하는 어르신의 모습이 활력이 넘쳐보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가지고 온 소를 다 팔은 사람들로 인해 식당에는 발을 딛을 틈이 없을 정도다. 덩달아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식당주인들의 움직임이 더욱더 분주하다.
소를 한차 가득 채운 트럭들이 각자 목적지를 향해 시장을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오히려 더 활기가 넘쳤다.
“아아 알려드립니다. 경매에 나온 소들의 브루셀라 확인서를 받고 있으니 농가 여러분께서는 확인서를 제출하시길 바랍니다”라고 하는 방송이 나오자마자 우시장 사무실에는 확인서를 제출하려는 사람들로 넘쳤다.

활력 넘치는 시장 분위기 계속되길
큰 소들에 대한 흥정이 끝나기 무섭게 바로 경매에 나온 송아지들의 판매가 시작된 이날 경매에는 최고 180만원부터 최하 70만원 등 다양한 가격대의 소들이 경매에 나와 새 주인의 품에 안겼다.
8시50분 이렇게 해서 영광우시장의 하루 일과는 마무리 됐다.
소띠의 해인 2009년에는 국민 모두가 이 땅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한우를 이용하고 사랑한다면 소값 하락, 사료값 상승, 수입쇠고기 반입 등 어려움에 처해 있는 축산농가에게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강기원 기자 kkw7127@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