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묘례 <재경진량초등학교 총동문회장>
얼마 안있으면 설 명절이다. 요즘 명절은 경제불황, 각박함 등으로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북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명절은 명절. 부모들을 멀리 외지에 살고 있는 자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외지에 살고 있는 자녀들은 고향을 찾을 마음으로 분주하다. 고향을 떠나 있지만 유난히 고향사랑이 애틋한 최묘례(59)씨. 지난해 12월13일 서울 신촌에서 열린 재경진량초등학교동문회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행사에서 재경동문회장으로 선출된 그는 새해를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아직 부모님이 모두 생존해 계시고 형제들도 살고 있어 저는 고향을 자주 내려가는 편입니다. 며칠 전에도 다녀왔는걸요.” 전해지는 목소리가 밝고 활기찬 그는 동문들간의 신년하례식을 겸한 산행중이었다.
“재경동문회 최초 여성회장이다보니 향우들을 비롯한 선·후배들의 관심이 높습니다”라며 주변의 기대에 대한 부담을 털어 놓는 최 씨는 “발족한지 20년이 다돼가는 저희 재경동문회 창단 때부터 활동해 왔고 재경향우회 활동도 14년째 해오는 터라 크게 특별할 것은 없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라고 밝게 웃었다.
영광읍 덕호리 칠성동 마을에서 5남2녀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 30년째 살고 있다. 직장생활과 사업을 하며 활동의 끈을 놓지 않고 지낸 그는 슬하의 2녀를 두고 있다.
진량초등학교는 농촌의 소규모학교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학교를 졸업한 동문들은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며 모교를 빛내고 있다.
재경진량초 동문회는 2달에 한번 이사회와 산행을 하며 모임을 활성화시키고 있으며 5월에는 모교를 방문해 총동문 체육대회에 참가하고 12월 연말에는 고향의 동문들을 초청해 송년행사를 개최하며 우의와 결속을 다지고 있다.
최 씨는 “어려운 시기에 시골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사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동문들이 가장 자랑스럽다”며 “타동문회가 부러워하는 단합을 더욱 돈독히 하고 후배기수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선배동문들이 더욱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백수염전 폐타이어 발견, 영광굴비가 ‘짝퉁굴비’라는 등의 방송이 이어지며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로 매출이 줄어든 시점에 찬물을 끼얹어 지역은 설 대목을 앞두고 우울하기만 하다.
고향의 밝은 소식을 기대하는 향우들에게는 못내 아쉬움이 크지만 몸은 떠나 있어도 늘 고향을 그리며 사랑하는 최 씨를 비롯한 향우들의 격려가 있어 고향사람들은 다시 용기를 내고 일어설 수 있는 게 아닐까.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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