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근무중 유흥주점행 "실제 전시상황도 아닌데…"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된 을지/포커스렌즈 연습 비상근무 기간동안 업무를 지휘 감독해야 할 영광군청 고위 책임자가 자리를 이탈하고 유흥주점을 찾은 것으로 밝혀져 물의가 일고 있다. 을지훈련은 전시에 대비한 계획의 검토·보완을 위한 매년 정기적으로 각급 행정기관이 상호 연계해 실시하는 연습훈련이며, 군사연습도 병행한다.
그러나 비상근무 기간중인 지난 21일 밤 영광군청 박현호 부군수가 영광읍내 모 유흥주점에서 공무원 등과 함께 술자리를 갖은 것으로 밝혀져 공직기강 확립을 솔선수범해야 할 고위 공무원부터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박 부군수는 을지훈련 기간동안 근무체계상 군청 실과 및 외부 유관기관의 연습통제 및 지휘감독 기능 등 훈련의 전반적인 상황을 실질적으로 관할하는 '통제부장' 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국가공무원 당직 및 비상근무 규칙'은 '비상근무의 발령 중에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장을 억제하고 소재를 항상 파악해야 하며 업무수행의 계속성이 유지되고 비상근무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영광군 공무원 비상근무규정'은 부군수가 군수의 명을 받아 비상근무를 지휘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상근무 중에는 잠깐 외출해 식사를 한다거나 사소한 일은 볼 수 있는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항상 상황을 점검 수행할 수 있게끔 제위치에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박 부군수는 “멀리서 손님이 찾아와 잠깐 외출했었다”며 “실제 전시상황도 아니고 실무자들에게 역할을 일임하고 나갔으며 상황실에 계속 상급자가 있으면 하위 공무원들이 불편해 해서 훈련기간 중 야간에는 대부분 잠깐씩 들려 점검만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직사회 주변에서는 손님이 찾아왔다는 이유로 비상훈련을 총괄해야 할 고위 책임자가 유흥주점을 찾은 사고부터가 무사안일한 자세라고 비판하고 있다.
군청 모 공무원은 "을지훈련이 전시에 대비한 훈련인 상황에서 비상근무를 총괄해야 할 부군수가 실무자들을 격려하며 함께 근무해야지 손님이 찾아왔다는 것을 이유로 음주를 즐겼다는 것은 본인의 위치를 망각한 행동"이라며 "먼저 공직기강을 솔선수범해도 하위직 공무원들이 따를까 말까하는 상황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또한 박 부군수의 이 같은 처신은 종합상황실장으로 을지훈련에 참가중이던 강원도 고성군 모 간부공무원이 위문온 단체 임원들에게 훈련내용을 설명하던 중 쓰러져 사망한 사례와 비교할 때도 사뭇 대조적이라는 후문이다.
일선 공무원들에 대한 공직기강 확립 요구보다 간부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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