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읽자 14 - 우리아이 그림채과 함께!

작가인 숀 탠은 중국계 아버지와 서양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아시아에서 호주로 이민을 간다. 이주민으로서 순탄치만은 않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서정적이면서도 판타지 요소를 결합시켜 표현했다.
빛바랜 사진을 들추듯, 뽀얗게 쌓인 먼지를 털어내듯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면 면지에 60명의 이주민의 얼굴이 나온다.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눈빛으로 두려움과 경계심으로 긴장감이 가득하다. 총 6장으로 나눠 고국을 떠나 정착하기까지의 애환을 글이 없이 그림만으로 전개한다.
우리도 전쟁으로 이민의 아픔을 겪었다. 이름도 없는 가난한 나라의 인종이라고 무시당했던 아픔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민족이 취업이나 결혼 등으로 우리나라로 이주해 오고 있다. 누구에게나 낯선 문화를 받아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젠 우리가 이주민의 서러움과 외로움을 위로해 주고 감싸줘야 할 때다.
숀 탠은 낯설고 외로운 타국에서 자신과 처지가 같은 사람을 만나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나누고 돕는 인간적인 따뜻한 마음까지 말없이 전하고 있다.
4년여 동안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800여컷의 그림 한장 한장 모두가 가슴을 찡하게 만들고 글없이 66장의 책장을 넘기고도 긴 여운에 다시 책장을 넘기게 하는 걸작을 만나보자.
지선아 <동화 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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