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탐방 178 / 축원경로당 <염산>

허리가 굽은 어르신부터 백발이 성한 어르신까지 모여 앉아 이슬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을회관앞 화단을 가꾸고 있는 모습이 평온해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어르신들의 연로함이 안타깝게 했다.
“우리 마을은 딱히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마을인디 노인들을 위해 찾아줘서 정말로 고맙네. 날씨가 조금은 쌀쌀하제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실란가”라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다과로 반갑게 맞아주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포근하게 느껴졌다.
주민들과 회원들의 만남의 장소인 축원경로당은 2004년 25평 규모로 지어졌고 60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서로 근황을 묻고 대화를 나누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우리 마을은 옛날 어르신들의 말에 의하면 소가 누워서 풀을 뜯고 있는 형국이다고 해서 소 ‘축’에 마당 ‘장’을 써서 축장마을이라고 불려지게 됐다”며 유래를 설명한 경로당 회장 탁 준 어르신은 “주민 모두가 어려운 형편이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돕고 있어 불편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원경로당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회비와 연초주민들이 마련한 공동자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어려움을 덜고 있다.
또한 회갑과 칠순을 맞은 회원들이 주민들을 위해 마을잔치를 열어 베풀고 있으며 매년 농사가 시작될 무렵 가까운 곳으로 주민단합대회 겸 야유회를 다녀오며 이웃간의 정을 쌓고 있다.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눈도 안보여서 그런디 말여 어디 안 아프게 하는 약쪼가 없는가”라며 관절염, 당뇨, 건강체크 등 진료상담을 받기위해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가 노환과 질병 등으로 힘겨워 보였다.
회원들은 “옛날까지만 해도 우리 마을은 매우 큰 마을이었는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 마음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을 정부가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이 잘 모르고 있어 이에 대한 홍보가 절실하다”고 했다.
마을의 한 어르신은 “당국이 건강관련 프로그램사업 등을 실시해 노인들이 보다 더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싱그러운 봄 향기처럼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곳 축원경로당은 어르신들의 곱고 순수한 마음으로 날마다 기쁨과 사랑이 가득 채워지며 훌륭한 위안의 자리가 되고 있다.
강기원 기자 kkw7127@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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