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에 사는 기분이당께”
“새로운 세상에 사는 기분이당께”
  • 영광21
  • 승인 2009.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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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탐방 179 / 불갑중앙교회 한글교실 <불갑>
“선상님 요것이 뭔 자당가요. 워메 한개 맞고 나머지는 다 틀려부렸네”라며 모인 할머니들 목소리에 웃음이 넘치는 이곳은 불갑 지역주민들에게 한글을 지도하고 있는 불갑중앙교회(목사 김옥배) 한글교실.

불갑중앙교회 한글교실은 교회 성도들의 도움으로 지난해부터 시작한 뒤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글을 모르는 60~70대의 어르신들이 한글을 배우고 있다.

어르신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옥배 목사는 “한글을 잘 모르는 어르신들에게 배움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글교실을 운영하게 됐다”며 “처음에 한글교실을 운영했을 때는 참여율이 저조했지만 이제는 어르신들이 배움에 대한 열망이 높고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에게 한글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교육공동체 형성과 평생교육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이곳은 교육에 필요한 교재와 문구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또 수업중간에 어르신들이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다과와 레크레이션 시간이 마련돼 있어 배움의 기쁨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불갑중앙교회 한글교실은 뜻있는 주민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다.

“머리도 아프고 눈이 침침하당께. 그래서 말인디 어디 안 아프게 해주는 방법은 없는가”라며 비록 간단한 진료상담이지만 상담을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가 그동안 겪은 고생으로 인해 무척 힘겨워 보였다.
회원들은 “처음 한글을 배우려고 했을 때는 무척 부끄럽고 그랬는디 인자 한글 쪼깨 배운 다음부터는 부끄럼도 확 살아졌을 뿐만 아니라 한글을 배우는 날이 기다려진당께”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길을 지날 때마다 광고물을 보면 저것이 뭔 글자다냐 하고 생각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어디에 가도 글자가 눈에 띄면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상에 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고 말했다.

한글을 배우고 있는 한 어르신은 “예전에는 집에서 가족들 하고 TV를 볼 때 자막이 나오면 읽지 못했는데 이제는 신문과 자막을 읽을 수 있어 마음이 흐뭇하다”고 했다.
폭 넓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고 있는 이곳 회원들은 문맹자에서 탈피해 자신감을 형성하며 인생의 새로운 활력을 되찾으며 늘 행복이 넘쳐나고 있다.

또 평생 동안 한글을 몰라 부끄러움을 가슴에 묻으며 생활해 온 어르신들은 배움의 한을 해소하며 밝은 세상을 보고자 하는 의지와 학습에 대한 열기가 가득한 어르신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강기원 기자 kkw7127@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