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오순 <염산보건지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부축하며 어르신들이 묻는 말에 유난히 친절하게 응대하고 있는 류오순(43)씨.
1992년부터 보건지소에서 주민들을 만나 온 류 씨는 홍농 군남 대마 묘량 등을 거쳐 이곳 염산보건지소에 근무하고 있다.
전염병예방 등의 보건교육과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기초수급자 방문간호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오랜 세월 주민들을 만나오면서도 싫은 내색없이 늘 부드럽고 상냥해 어르신들의 귀여움을 사고 있다.
20대 후반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던중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일을 시작한 류 씨는 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양질의 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 따로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등 맡은 일에 대한 사명과 책임이 강해 동료들에게도 모범적으로 비춰지고 있다.
불갑 녹산리에서 1남5녀중 막내로 태어난 류 씨는 아흔을 바라보는 부모가 아직 고향에 살고 있어 유난히 어르신들에 대한 정이 깊다.
“농촌인 관계로 노인이 많은 지역에 근무하면서 만나는 어르신들이 꼭 제 부모를 바라보는 것 같아 반갑고 좋더라고요. 그래서 말이라도 따뜻하게 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조금 더 해드렸더니 그것이 그렇게 좋으신가 봅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저도 함께 즐겁고, 보람도 느끼고….”
염산지역은 연로한 노인세대도 많지만 이주여성이 많이 살고 있어 예방접종을 하기 위한 어린 아기들도 보건지소를 많이 찾고 있다.
류 씨는 외국에서 시집와 의지할 데 없는 이주여성들에게도 언니 또는 친구처럼 다정히 대해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지금하고 있는 일이 체질에 딱 맞는 것을 보면 아마도 천직인가 봅니다”라며 “저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생활이라고 생각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하며 주변을 정리하는 류 씨.
그는 지금 어르신들과 매일 부대끼는 것도 모자라 훗날 기회가 되면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해 아예 어르신들과 함께 살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홀로 남겨진 노인을 보호하기보다는 자신의 노년을 의지하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꿈꾸는 류 씨는 지금은 주민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 세상을 꾸릴 계획인 것이다.
염산보건지소를 들어서며 마주했던 류 씨의 첫인상이 유난히 순수해 보였던 것은 이런 그의 착한 마음이 배어 나왔기 때문인가 보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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