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이 굽이 흐르는 죽담팔경(竹潭八景)
금강이 굽이 흐르는 죽담팔경(竹潭八景)
  • 영광21
  • 승인 2009.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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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주 조항산
조항산(799.3m)은 12폭의 병풍바위와 신선바위 그리고 임장수굴이 있다. 임장수굴은 장수가 말을 타고 신선바위 옥녀봉 지장산을 거쳐 마이산으로 달려갔다는 전설이 있으며 조항산 서쪽에는 옥녀봉(669.0m)이 있고 그 건너편에는 지아비를 상징하는 지장산(775m)이 있어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향토사학가 유재두씨는 옥녀봉 보다 높은 지장산의 한자표기를 지혜있는 장수를 뜻하는 지장산(智將山)으로 고쳐야 하며 부남면의 옛이름은 대공소였고 면소재지는 장안리에 있었다고 한다.

부남면에는 지명도 많다. 소(所)와 관련된 지명이 밤소 도소 대소 지소 목소 등이 있으며 대목도 있다. 즉 길기목(좁은목) 노루목 황새목 장군목 등 5목의 특이한 지명이 있어 신기하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6·25때 장군목에는 ‘이현상’이 이끄는 빨치산들이 은거했으며 고창리에는 1923년 신명선·문채선 장군이 일본군과 싸웠다는 독립나무도 있다.

조항산 산행코스는 무주IC를 지나 37번 지방도를 타고 부남면소재지에 들기전 체신청 연수원이 있는 율소 금강래프팅 주차장이다. 래프팅삼거리에서 민가가 있는 농가 담장을 끼고 들면 우측임도로 들어선다.

임도가 끝나고 능선에 올라서면 경주김씨 묘소에 닿으며 70년대까지 화전민이 살았다는 분지를 만나게 된다. 여기까지는 약 35분이 소요된다.
백두대간 덕유산 백암봉에서 서북으로 분기된 덕유지맥이 향적봉 두문산 안성치(19번 국도) 조두치 봉화산 불당산을 지나 조항산을 일궈 놓았다. 물줄기는 모두 금강에 합류돼 서해로 흘러들고 행정구역은 무주군 부남면과 적상면에 경계를 둔다. 조항산을 한글로 해석하면 새목이며 일제 때 깃대를 꼽고 측량했다 해 깃대봉 또는 국기봉으로도 불린다.

정상에 서면 사방이 탁 트이고 조망이 훌륭하다. 북으로는 부남면과 굽이 흐르는 금강이 보이고 그 옆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지나고 무주읍과 민주지산의 연봉인 석기봉, 삼도봉이 다정스럽게 다가온다.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배꼴뒤의 마향산과 그 뒤로는 적상산 향적봉 남덕유까지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너울너울 춤을 춘다. 그리고 서쪽엔 옥녀봉과 지소산을 거느린 지장산이 있고 태봉수대가 있는 803m봉 운장산(주줄산) 명도봉을 지나 귀를 쫑긋 세운 마이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조항산 산행은 원래 부남면 소재지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야 폭포와 병풍바위의 비경에 푹 빠져 볼 수 있으나 아쉽게도 지금은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등산로가 뚜렷하지 않아 이 길을 택한다면 독도에 유의해야 하며 참고로 나뭇가지에 메워둔 리본을 따라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항산 정상에는 삼각점과 헬기장 그리고 전북산사랑회가 세운 정상 표지석이 있다. 하산은 남쪽능선을 따라 10분쯤 걸으면 사거리다. 동쪽은 배꼴로 가는 길이고 북쪽은 부남면 소재지 계곡의 하산로인데 이곳에서 잘못가면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빠져 낭패를 볼 수 있다.

여기 북쪽을 버리고 남쪽으로 5분쯤 걸어오면 숲속에 꼭꼭 숨어있는 신선바위(너럭바위)를 만난다. 신선바위 위에는 임장수가 말을 탔다는 말발굽 흔적이 있고 누구나 그냥 지나쳐 버릴 숲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비경이 있다.

신선바위는 부남에서 바라보면 더 멋있고 달밤에 신선과 옥녀가 놀았다는 전설도 있다.
이어서 삼거리를 지나 오름길로 가면 옥녀봉이다. 정상에서 여기까지는 약 1시간20분 정도 소요되며 옥녀봉에서 대문바위를 거쳐 비단처럼 굽이 흐르는 금강상류를 건너 10분쯤 더 진행하면 부남터널을 지나 부남면에 닿는다.

< 등산 코스 >
▶ 제1코스 : 율소 ~ 조항 ~ 조항산 ~ 신선봉 ~ 옥녀봉 ~ 대문바위 = 9.2㎞ 약 4시간 ▶ 제2코스 : 옥녀가든 ~ 약수암 ~ 옥녀봉 ~ 신선봉 ~ 조항산 ~ 조항 ~ 율소 = 9.4㎞ 약 4시간 ~ 4시간30분
김 종 일 / 서해산악회 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