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 소금산

요즘은 중앙선 열차를 타고 많은 사람들이 간현리의 섬강과 소금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구경하러 온다. 원주와 가까운 이곳을 지날 때 터널과 다리를 세번씩이나 지나고 건넌다.
<신중동국여지승람> 원주목편 형승란에는 ‘동쪽에는 치악이 서리고 서쪽에는 섬강이 달린다. 천년고국이다’라고 했으며 세종 등 네임금을 모신 서거정은 치악 법천 등지의 산사에서 공부했던 때문인지 원주에 대한 글이 여기저기 보인다.
그의 시에 치악산은 ‘푸른 봉우리를 모아서 조령에 이었고 섬강은 흰빛을 끌어서 여성(여주)에 닿았네’라는 대목도 있다. 섬강 맑은 물이 굽이굽이 소금산 자락을 휘돌아 흐르며 까마득한 벼루를 이루고 푸른숲 저 위에 바위 봉우리가 우람하다. 그 아름다운 풍광을 간현리에 1987년 국민관광지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소금산의 벼루와 냇물이 어우러져 이룬 아름다운 경관 가운데 대표적인 경승으로 간현 8경을 꼽고 있다. 1경 두몽폭포, 2경 문연동천, 3경 병암, 4경 오형제봉, 5경 은주암, 6경 욕바위, 7경 옥선동대, 8경 베틀굴로 그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신기하기만 하다.
8경의 유래를 살펴보면 병암은 간옹 이희 선생이 이곳에 은거할 당시 <토정비결>을 쓴 그의 친구 이지함이 찾아와 산천을 즐기며 병풍처럼 생긴 바위라 해서 그렇게 새겼다 한다.
은주암은 이괄의 난을 일으킨 이괄의 장모 횡성조씨가 관군에 쫓겨 횡성으로 피신하는 도중 그녀가 탄 배를 숨긴 바위이며 두몽폭포는 두명(물을 길어 붓고 쓰는 큰가마나 독)처럼 보여서 생긴 이름인데 두명이라는 한자가 마땅치 않아 두몽이라 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
욕바위는 간현에 황보성을 가진 쌍욕을 잘하는 훈장이 살았는데 욕을 안하면 병이 생길 정도로 쌍욕을 잘하는 훈장이 원주목사에 대한 불만이 많아 맞대고 욕을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고 심화로 몸져 눕게 됐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에는 동천이라 일컫는 아름다운 골짜기가 많다. 사전에는 산천으로 둘러싸여 경치가 좋은 곳 또는 신선이 산다는 명산으로 풀이하고 있다.
간현 8경의 하나로 문연동천汶淵洞天이 있다. 은주암과 오형제바위 위의 큰바위에는 문연동천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택당 이직(1584~1647) 선생이 새긴 글로 전한다. 소금산과 관광단지에 내를 건너는 10개의 다리와 3개의 터널이 연달아 있는 것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풍광이다.
소금산으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상행버스를 이용해 문막나들과 원주나들목 또는 중부고속도로상의 남원주나들목을 거치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다.
문막나들목을 나와 42번 국도를 타고 원주방면으로 5분 정도 가다 안내판을 따라 좌회전해 88번 지방도로로 들어서서 5분 정도 직진하면 섬강의 지정대교를 건너기 전에 간현관광단지에 닿는다.
산행은 국민관광단지 주차장에서 강을 따라 올라가면 관리사무소가 있고 오른편에는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이어서 철교와 나란히 걸쳐있는 간현대교를 건너면 바로 삼산천이 흘러내리는 기암절벽의 골짜기가 나타난다.
큰다리를 건너면 이어 잠수교 낮은 다리가 있고 그 바로 위에 또 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 강변의 언덕을 올라가면 오른편에 식당과 가게들이 줄지어 있고 산악훈련장 이정표가 있다. 그 끝 오른편으로 소금산 이정표가 보이고 그 옆에 산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이 보인다.
삼산천으로 내려선 북서쪽자락은 바위로 된 벼랑으로 철계단시설이 없으면 지나다닐 수 없는 구간이다.
여섯곳의 철계단은 모두 404계단이며 가장 긴 곳은 150계단으로 거의 수직으로 놓여 있어 오르내리기가 몹시 조심스럽다. 고소공포증이나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은 아예 이 사다리에 들어서지 않는 것이 좋다.
높은 사다리에 올라서면 바위벼랑과 노송이 어우러져 하나의 병풍을 연상케 하고 삼산천 건너의 산등성에는 여인의 가슴처럼 생긴 두 봉우리를 보고 있노라면 피로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것이다.
소금산 산행거리는 약 3.5㎞로 2시간30분~3시간 정도 소요된다.
< 등산 코스 >
관광단지 ~ 침수교 ~ 가계 ~ 삼신다리 ~ 404철계단 ~ 정상 ~ 체육시설 ~ 통나무계단 ~ 바위오름터 ~ 솔개미 둥지터 ~ 관광단지 주차장 = 약 3시간 소요
김 종 일 / 서해산악회 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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