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사랑 느끼기 충분한 그림책
어머니의 사랑 느끼기 충분한 그림책
  • 영광21
  • 승인 2009.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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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자 21 - 우리아이 그림책과 함께!
● 엄마 까투리(권정생 글 /김세현 그림/낮은산)

가족에게 짊이 되기 싫어 평생을 혼자 병마와 싸우며 살다가 전 재산을 북한 어린이를 위해 써 달라는 유언을 남기신 권정생 선생의 유작이 돼버린 그림책이다.
긴 세월을 외로이 지내면서 가장 그리워했을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 가슴으로 전해진다.

꿩, 병아리 아홉마리를 등에 태우고 달려가는 엄마 까투리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다. 엄마 까투리는 왜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산불이 나자 허둥대던 엄마 까투리는 불길에 놀라 날아올랐다가 갓 태어난 꿩 병아리를 두고 날아갈 수가 없어 다시 내려앉는다. 그러기를 반복하자 “이쪽 이쪽으로 가! 등에 새끼 업고 반대로 빨리 날아가면 살 수 있는데…”아이들의 마음도 위급한 까투리처럼 간절함이 가득하다. 결국 새끼들을 품에 안은 엄마 까투리 위로 불길이 지나간다. 엄마 까투리는 새까맣게 타 버렸지만 품속의 꿩 병아리는 무사히 살아남는다.

앙상한 뼈대만 남았음에도 엄마 냄새가 남아 있는 곳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잠이 드는 꿩 병아리들의 몸짓에 아이들의 숨소리마저 잦아들고 엄마 까투리의 죽음에 훌쩍인다.
‘좋은 동화 한편은 백번 설교보다 낫다’는 권정생 선생의 말씀처럼 우리 아이들이 그림책을 통해 모든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세상에 태어난 그 자체가 귀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아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 주며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 가길 희망한다.
지선아 <동화 구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