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반도(半島)공원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반도(半島)공원
  • 영광21
  • 승인 200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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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 44 - 국립공원 변산반도 쌍선봉(456m)
변산의 지명은 변산(卞山)에서 변산(邊山)으로 고려 충렬왕때의 승려인 보각국사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보면 백제자유변산. '고운변한'이란 대목이 보인다. 곧 백제땅에 변산이 있어 이 지방을 변한이라 불렀다는 내용이다.

즉 변산(邊山)의 옛한자 표기는 변산(卞山)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조 1481년에 편찬된 <신증 동국여지승람>에는 변산은 보안현(保安縣) 서쪽 25리에 있고 능가산, 영주산으로 불렀으며 어휘전이로 변산이 되었다고 전한다.

유재영의 <전래지명연구>를 보면 '변산은 능가산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불교의 영향을 받은 이름이다. 이 능가는 불가도(不可到) 혹은 '난입'의 뜻을 지녔는데 이 산에 능가보가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또 이 산은 매우 험악해서 사람이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고 했다.

능가산은 석가모니가 설법을 했던 산으로 여기서 설한 법을 모은 것이 능가경이다. 이러한 산명을 준 것은 혹 이 산에 수많은 절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울울진재 처처향화'(鬱鬱珍材 處處香火 : 좋은 재목감이 울창하고 곳곳마다 향을 사르는 절이 있다)란 말이 전할 정도로 변산에는 절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내소사' '월명암' '개암사' 등 몇 개 사임만이 남아 법맥을 잇고 있을 뿐이다. 변산의 이 경승지들은 조화옹이 수많은 세월을 두고 조락을 거듭한 끝에 탄생시킨 것이다.

1997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변산반도의 지질구조는 '선캄브리아대' 즉 최소 5억 7,500만년 전에 생성된 화강암과 편마암이 주를 이루며 약 7,000만년 전에 퇴적한 퇴적암이 기와모양의 층을 이루고 있고 이것이 심한 지각변동을 받아 단층과 습곡이 유난히 발달한 구조다.

변산반도만의 독특한 산악지형과 채석강과 같은 절경지의 탄생이 가능했던 것이다. 지형도를 보아도 변산은 산줄기가 이리 휘고 저리 뒤틀린 그 모양이 여간 독특하지 않다. 이 기이한 형상의 땅을 사람들을 흔히 내변산과 외변산으로 나눈다.

쌍선봉 신선봉 관음봉 남옥녀봉 북옥녀봉 의상봉으로 연결된 한편 북쪽 해창으로 단 한군데만 물길을 틔어주고 있는 산줄기 안쪽을 내변산, 그 바깥 바닷가 부분을 외변산이라 이른다. 즉 내변산의 산과 외변산의 바다가 곧 산해절승을 이룬 것이다.

1971년 도립공원에 이어 1988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이후 변산은 매년 평균 130만여명의 탐방객들이 찾고 있다. 이중 70%정도가 격포해수욕장과 채석강 등 해안경관지 탐방객이란다.

쌍선봉 코스는 남여치 매표소를 통과해 월명암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다닌 길이기에 설명이 필요없는 구간이다. 비록 가파르기는 하지만 약 50∼60분이면 암자에 오를 수 있다.

매표소에서 출발해 45분이면 능선 중간의 관음약수에 닿는다. 약수물 한사발에 숨을 가다듬고 샘옆 이정표를 살펴보면 남여치 매표소 1.5km, 월명암 0.8km, 자연보호 헌장비 2.8km로 표기돼 있다.

이곳에서 쌍선봉 갈림길을 경유해 월명암까지는 불과 10분 거리다. 단숨에 암자까지 간 뒤 가쁜 숨을 돌리다 한눈에 변산의 속살이 숨김없이 드러나는 곳에 자리한 월명암 터는 과연 명당자리라고 동행한 선배들의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월명암 낙조가 최고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서사모종'이라 하여 저녁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내소사 전나무 숲의 운치를 첫손꼽는 이도 있다.

그 외 직소폭포 가마소계곡 닭이봉 기슭의 해식단에 등등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많은 경승지들을 변산은 안고 있다. 변산반도에는 여러 봉우리와 계곡이 발달해 있지만 일관성 없이 올망종망 솟아 있어 산행코스는 오히려 단순하게 나있다.

인기 산행코스
남여치매표소 ~ 쌍선봉 ~ 월명암 ~ 봉래구곡 ~ 직소폭포 ~ 재백이고개 ~ 관음봉 ~ 내소사 9.15km. 약 4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