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문화예술인 36 - 조경사 우도봉

빌딩 숲과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 소나무 아래의 쉼터는 도시생활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자연의 친근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제 건축분야에서 조경부문은 과거처럼 하나의 배치가 아니라 건축물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 영산성지를 다 못 가 왼쪽 길을 따라 가다보면 조용하고 아름다운 길용저수지가 숨어있다. 이곳에서 나무를 가꾸며 지내고 있는 우도봉(48)씨.
우 씨는 청년시절부터 어깨 너머로 배운 조경 가꾸기를 서울에서 23년간 해오다 지난 1996년 고향인 백수로 내려왔다. 그곳에서 철쭉 백일홍 감나무 향나무 등 조경에 쓰이는 나무를 1만여평에 재배하고 다른 농사도 함께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이렇게 조용히 지내던 그에게 그의 경력과 솜씨를 알아챈 주변에서 하나 둘 조경을 꾸며줄 것을 부탁해왔다. 그는 오랫동안 해오던 일이고 워낙에 좋아하는 일이라 조금씩 맡아 하다보니 1년 내내 조경 꾸미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한 그의 작품으로는 불갑산을 오르는 길목 저수지 주변과 신하병원 입구, 새로 지어진 모텔, 전원주택 등의 조경이 있다.
우 씨는 “크기와 모양이 어울리는 돌을 쌓아 올리고 전체적인 분위기에 맞는 나무를 옮겨 심으며 작업을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며 “작품이 완성돼 예쁜 정원이 되고 지나는 이들의 휴식처가 되어줄 때 가장 크게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경사란 조경에 관한 자기 철학과 자기 작품 세계를 만들고 조경에 대한 비전과 경쟁력을 갖춘 자로서의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며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작품을 꾸준히 사회 안에 현실화(시공)시켜 일반화된 형상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고 조경의 깊은 내면의 세계를 표시했다.
조경의 디자인은 시스템이다.
좋은 디자인이 좋은 영감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현실화를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좋은 디자인을 표현하고 해석하고 형상화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20대 초반부터 의욕과 열정으로 기술을 연마해 온 우 씨는 아름답고 우아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전문 조경사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는 이런 특별한 기술을 지역에 보급하며 남기고 싶어한다. 그의 작품성과 예술성이 담긴 아름다운 ‘터’에서 지역민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젠 주변 환경의 작은 것들을 돌아보며 조경의 위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다”는 우 씨는 ‘황제조경’이란 조경 전문회사를 이끌 계획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는 인류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자연요소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공원 주택부지 도로 위락시설 사적지 문화재 주변 등에 미적 요소를 고려해 지형과 용도에 알맞는 식물식재, 조경시설물 설치 등의 계획을 세우고 가꾸는데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제 얼마 후면 우도봉씨의 고운 작품들을 지역 곳곳에서 더욱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정성을 다해 꾸민 공간에서 지친 우리의 삶도 함께 쉬어가 보면 어떨까?.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