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몇일전 모처럼 시간을 내어 경남 하동 화개장터와 소설 ‘토지’의 무대인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을 다녀왔다. 바야흐로 상춘기를 맞이하여 섬진강변의 벚꽃이 만개하여 ‘남도드라이브 1번지’ 답게 오십여리 섬진강변이 꽃천지로 흠뻑 취해 있었다. 그러나 섬진강변을 시원하게 달린 것은 겨우 몇 분. 구례읍부터 하동으로 가는 길은 온통 상춘을 즐기려는 차량행렬로 도로는 신음하고 꽃들은 매연에 더 이상 꽃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았다. 10분 거리도 안되는 길을 약 3시간 가량 지체와 정체속에 화개장터 부근에 가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남이야 어쨌든 자기만 주차하고 벚꽃을 구경하려는 상춘객들의 무질서한 주차관행, 차량이 오던 말던 자기 갈길만 가는 보행자들. 꽃을 본다는 상쾌함보다는 ‘차라리 집에서 게임이나 할 걸’하는 푸념하는 아이들에게 괜시리 미안해졌다.
우리의 상춘 문화! 대낮에 관광차내 음주 가무행위를 당연시하고 즐기듯 쳐다보는 시민들, 취사금지 표지판 바로 앞에서의 취사, 휴지·꽁초, 심지어 기저귀까지 차창 밖으로 거리낌없이 던지는 숨겨진 양심, 오토바이 폭주행위 등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부끄러운 자화상 아닌가?
작년 이맘때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우리도 외국을 보자며 일본에 다녀왔다. 하수구에 담배꽁초 하나 없고 불법주정차는 볼 수 없고 친절한 관광지 안내가 ‘왜 일본이 선진국인가’하는 부러움 아닌 부러운 마음을 가지고 돌아 왔다.
질서! 지키면 편하고 그 이익은 바로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 이제 건전한 여가문화로 우리도 여가선진국이 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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