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하정남 <영광여성의전화 공동대표·영산원불교대학 교무>

미국에서 활동하는 소식을 전해 영광군민의 핵문제에 대한 의식에 도움이 되고 활동가들의 계몽운동에 도움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벌리고 있는 핵관리에 대해 그리고 핵에 대한 인식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1945년 미국이 핵폭탄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함으로써 일본은 하루아침에 힘없이 무너지고 항복을 할만큼 핵폭탄의 위력은 대단했고 후유증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리고 그 유전인자가 후세대에 전승되면서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질병을 일으킨다.
2차대전 이후 핵무기 사용금지가 가장 심각한 국제적인 문제로 부상됐다. 그리고 핵으로 무기를 개발하기 보다 인간에게 필요한 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보여왔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핵발전소를 건립해왔다. 그러나 체르노빌사건이 보여주듯이 핵발전소가 결코 안전한 에너지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류는 실감하고 있다.
사실상 핵발전소 건립으로 한두세대는 덕을 볼지 모른다. 그러나 핵발전소의 안전관리도 문제지만 발전소 가동으로 생기는 핵폐기물은 수백세대에 걸쳐 존속하기 때문에 우리 이후 수백세대는 고스란히 그 관리를 위해 세금을 내야하고 늘 안전관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할 만큼 심각한 것이다.
미국에서 지난해 9.11 사태이후 뉴욕에서 가장 걱정하던 곳이 인디안포인트라는 곳의 핵발전소였는데 그 곳이 테러의 대상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테러나 전쟁에 의해 핵발전소가 공격대상이 되면 그 피해의 범위와 시간은 수치로 헤아릴 수 없다. 몇천년은 생명이 살수 없는 땅이 된다.
남북이 이념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싸고 열강들이 힘겨루기를 하고있는 한국인데 이러한 국제정세와 피해의 규모를 알고도 지역민들이 핵발전소 유치를 환영하고 핵폐기물 유치를 환영할까?
그것이 한두 세대만이 아니라 수백세대를 통해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고, 그것이 얼마나 큰 죄악인지를 안다면 몇 년간 편리를 위해 돈 받고, 한수원을 위해 유치시위에 출동할 수 있을까? 내 세대에 약간의 현금을 만질 수 있다고 세세대대를 걸쳐 우리 후손들이 평화롭게 고기잡이로 조개잡이로 살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망치도록 허락할 수 있을까?
사람들의 안전한 삶을 위해 보다 높은 윤리의식을 위해 노력해야 할 종교인들이 종교지도자가 이를 알고도 정확한 정보를 모르는 군민들이 유치시위에 출동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 지금의 영광은 지식인 종교인 모든 양심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행동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상황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도덕성에 대한 도전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북한이 핵무기 개발한다고 다들 들썩이지만 핵무기거나 핵발전소거나 위험과 그 결과는 꼭 같다. 지난해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는 폭격기가 아닌 민간항공기가 무기로 사용됐다. 아무리 안전을 고려해도 자연재해와 전쟁이나 테러같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도 길이 없다.
핵무기나 핵발전소의 사고에 의한 피해의 범위가 가장 넓고 깊고 장기적인 정말 인명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존재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최악의 위험이 따르는 것이기에 우라늄의 개발과 사용 그 자체가 명백히 부도덕적인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하정남씨는 현재 미국 뉴욕 유니온신학대학에서 연수중인 생태여성주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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