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 보았습니다 - 군남공중목욕장

하지만 목욕탕을 단순히 씻는 곳으로 치부하기에는 그곳에 대한 많은 추억이 있다.
언니, 오빠, 형, 동생들과 목욕탕을 수영장 삼아 즐기던 놀이터, 등짝을 때리며 구석구석 때를 밀어주던 어머니의 손길 그리고 그 등짝을 맞으며 때를 벗는 과정을 무사히 넘기면 달콤한 음료수가 기다리고 있는 기억 등.
그 어릴 적 기억이 감성을 젖게 하는 것은 성인이 되고서는 그런 날이 다시는 올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목욕탕은 대형화로 여가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하며 점점 더 윤택해지고 있는 삶을 대변하고 있다.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위해 군남면에서 운영하고 있는 군남공중목욕장.
지난해 9월 개장한 군남공중목욕장은 주3회(화, 수, 목) 오전 9시~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 이곳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은 무료고 만12세 미만 아동과 만65세 이상 노인은 1,000원, 일반주민은 2,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이 가능해 많은 이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하루 100여명의 인원을 소화하며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편백나무로 된 찜질방 시설은 물론 상수도를 직접 사용하고 있어 수질 또한 일반목욕탕보다 월등하다.
또 오지마을 거주자, 거동불편 노인 등 어려운 이들을 위해 매월 2회 여성 5개 단체가 목욕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어르신들은 삼삼오오 친구들과 목욕행으로 즐거움이 가득했다. 또 목욕을 마친 개운함으로 얼굴에 홍조를 띄며 즐거움이 넘쳤다.
새색시 같은 얼굴로 친구가 목욕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할머니들은 휴게실에서 담소를 나누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친구가 늦어지자 “대충하고 빨리 나오라”고 성화다.
목욕탕의 단골인 김이례(75) 어르신은 “하루에 12번도 더 오고 싶다니깐”이라는 말로 이곳에 대한 만족을 표시했다.
돌이 채 안된 손주를 데리고 온 할머니부터 “대기하는 시간이 너무 길고 노인들이 다니기에는 오르막길이 불편하다”고 다소 투정을 내뱉는 어르신까지 각각 사는 모양과 이야기꺼리는 달랐지만 이곳 군남공중목욕장은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개운하게 정리하는 행복한 쉼터로 사랑이 넘치고 있다.
전지선 객원기자 qsc1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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