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도로의 생명은 바다를 보는 것
해안도로의 생명은 바다를 보는 것
  • 영광21
  • 승인 200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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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오늘날 관광산업은 모든 예상을 깰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망한 산업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숱한 노력을 기울이고, 많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관광수입이 주 수입원이기도 하다.

카리브해의 도서국가들이나 지중해의 연안국가들은 관광산업이 없었다면 아마도 국가경제가 허물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중요한 국정지표 중의 하나를 문화관광의 진흥에 두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많은 경우 관광산업은 환경보전에 기여하기도 한다. 실제로 코스타리카나 아프리카의 몇몇 국가의 경우 더 많은 관광수입을 올리기 위해 국립공원을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생태계를 보호하기도 한다.

현재 관광산업은 세계 제1의 산업이 됐고 또 계속 성장하고 있다. 세계 제1의 산업으로 불리워지던 석유산업을 능가하여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있다. 미국인은 방위비보다 레저를 위해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

그러한 사회·경제적 지표는 무수히 많다. 불황, 실업, 석유위기, 인플레이션, 정치적 변란에도 불구하고 관광산업은 쉬지 않고 발전하고 있다. 관광산업의 사회적 효과가 이렇다보니 경제자립과 발전을 추구하는 국가와 지역은 관광산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우리 영광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상당한 예산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백수해안일주도로이다. 백수 덕산~대치미의 해안도로는 가히 절경이다. 날씨가 좋은 날은 좋은 날대로, 날씨가 궂은 날은 궂은 날대로 전망이 좋다.

또 바다가 잔잔하면 잔잔한 대로, 파도가 치는 날은 파도가 치는 대로 자아내는 분위기가 다르다. 사시사철 삼백 예순 다섯 날 중 어떤 날이든 그곳을 찾으면 가슴이 후련함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해안이다.

자주 접하는 우리가 그럴진대 어쩌다 그곳에 온 사람들이 느끼는 마음은 오죽 하겠는가. 영광군이 해안도로 개발을 관광산업의 일환으로 삼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그런데 해안도로를 직접 돌아보면서 느낀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군식(모아심기)기법과 다양한 수종을 식재해 해안경관을 더욱 수려하게 하려는 노력은 높이 살만 했으나, 빼어난 해안경관의 조망을 위한 보다 세심한 배려가 뒤따르지 못한 듯한 미시적 안목이 영 마음에 걸렸다.

1980년대 말부터 관광산업에서는 ‘생태관광’ 혹은 ‘녹색관광’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생태관광이란 개념은 가능하면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자연적인 장소로의 여행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역사기행과 생태기행 등 주제가 있는 테마여행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토속음식을 즐기고 조상들의 삶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집에 몸을 누이고, 자연생태계가 온전히 보존된 곳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각종 기행과 관광이 앞으로는 더욱 넘쳐날 것이다. 가능하면 자연을 그대로 두고, 마음의 눈으로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관광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가치관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인공적인 조경을 했다는 인상을 주는 현재의 계획을 과감하게 수정해 백수해안환경에 가장 친화적이며, 백수해안일주도로에서만 볼 수 있는 특화된 수종의 식재가 훗날을 살아갈 사람들의 몫인 반복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지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