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의 은사님을 그리워하며!
백발의 은사님을 그리워하며!
  • 영광21
  • 승인 2004.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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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수 교감 / 불갑초등학교
산야의 아카시아 향내음이 길가던 나그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5월의 계절을 맞이하면 5월15일 스승의날은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교편을 잡은 지 어언 30여년.

스승의 날을 맞이하면 어쩐지 지난날 부족했던 사도의 모습들이 뇌리에 스치면서 옷깃을 여미는 심정으로 스스로 자신이 걸었던 길을 반성해본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으로부터 45년전 초등학교 시절의 잊지 못할 은사님의 그림자가 늘상 교편을 잡는 나의 앞길에 정신적 길잡이가 되어 외길을 걷도록 도와준 점은 퍽 다행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백발이 되어 정년퇴임을 하셨지만 코흘리개 농촌촌놈들을 열정을 다해 지도해주시고 특히 가난은 죄가 아니라고 학습준비물을 준비하지 못한 내 어깨를 토닥거려 주시면서 용기를 넣어주시던 그 잔잔한 미소가 깃 든 훌륭한 인품을 소유하셨던 그리운 선생님….

이제는 향촌에서 무엇을 하시면서 부족한 제자들을 떠올리며 얼마 남지 않은 생을 마감하고 계실까? 흔히 하는 서신 한장 못 올리고 전화한통 소홀했으니 과연 후학으로 자질이 있는지 반성해본다. 5월의 싱그러움이여! 백발의 은사님의 건강하시고 행복한 여생을 위해 그 싱그러움을 나눠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