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
야생초 편지
  • 영광21
  • 승인 2002.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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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 향기 가득한 생명의 고백서
처음엔 자신의 만성 기관지염을 고쳐 보려고 풀을 뜯어 먹다가 이내 야생초에 반해서 야생초 연구가가 된 사람!
감옥에서 어렵게 씨를 구해 각종 야생화를 정성껏 가꾸며 삶을 이야기하는 그의 글에는 초록빛 들풀 향기가 가득합니다.

소박하고 겸손한 풀들이 ‘옥중동지’였다고 서슴없이 고백하는 그의 글들엔 감옥 생활의 애환도 가득합니다.
동료들을 불러 모아 ‘들풀모듬’으로 잔치를 하는 그.
컵라면 용기, 마가린 통에 들꽃을 심고 때로는 코카콜라 병 속에 청개구리를 키우며 쥐와 거미와도 친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은 때로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야생초에 대한 묵상으로까지 확산됩니다.
그래서 동생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이어지는 그의 야생초 관찰일기는 풀 향기 가득한 식물일기이고 생명일기이며, 감옥에서도 자유로운 한 구도자의 사색일기, 수련일기라고 여겨집니다.
이해인(수녀)


황대권

1955년 서울생. 서울농대를 졸업하고 뉴욕 소재 사회과학대학원(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001년 6월8일 MBC <이제는 말 할수 있다>를 통해 국가기관에 의한 조작극이었다고 사건의 진상이 세상에 널리 밝혀졌지만, 그때는 이미 그가 서른이던 1985년부터 1998년 마흔네 살이 될 때까지, 13년2개원 동안의 황금 같은 청춘을 감옥에서 보낸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