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게장에 비벼먹는 밥 더할나위 없이 일품
간장 게장에 비벼먹는 밥 더할나위 없이 일품
  • 영광21
  • 승인 200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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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수산물 - 꽃게 이야기
꽃게(Portunus trituberculatus)는 갑각강(甲殼綱), 십각목(十脚目), 단미아목(短尾亞目, 게아목), 꽃게과에 속하는 갑각류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주로 발해연안) 대만 홍콩 및 일본 등과 같이 극동에 분포하는 주요 어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대한해협 남해안과 특히 간석지가 잘 발달된 서해연안에 많이 난다. 꽃게는 걸을 수 있는 다리가 양쪽에 각각 5개씩 가지고 있는데, 첫 번째 다리인 집게다리는 크고 작은 이빨이 있어 싸움을 하거나 먹이를 포획할 때 사용하며 사람도 물면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마지막 다리 한쌍은 부채처럼 넓적해 헤엄치기 적당한 모양을 가지고 있어 이 다리를 이용해 물속에서 헤엄치는데도 능숙하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꽃게를 swimming crab, 즉 헤엄치는 게라고도 부른다.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5월의 수산물<꽃게>에 대해 알아본다

한편 본지는 지난 4월29일자 지령 제76호에 실무착오로 5월의 수산물로 6월의 수산물인 <바지락>을 잘못 게재했다. 이 점 독자여러분께 정중히 양해를 구한다. / 편집자 주

꽃게는 우리나라 서해를 중심으로 산란·월동회유를 한다. 월동장에서 월동을 마친 꽃게는 3월경부터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이동하는데 빠른 것은 5월경에 연안부근까지 이동해서 산란하고 서식한다. 이 후 11월부터 연안수온이 하강되면 점차 먼 바다쪽으로 이동해 12월에는 소흑산도 이남해역까지 이동해 이듬해 3월까지 월동을 하게 된다.

암컷과 수컷의 교미 방법은 좀 특이하다. 교미 장소는 주로 수심 10m 정도의 모래바닥에서 이뤄지는데 수컷이 탈피전의 암컷에 매달려 있다가 암컷이 탈피하면 바로 교미침(음경)을 암컷의 생식공에 삽입해 정협(정자 덩어리)을 주입하면 암컷은 알이 성숙할 때까지 보관했다가 성숙하면 수정을 시키는 독특한 번식방법을 가지고 있다. 암컷과 수컷의 구별법은 게의 배쪽을 덮고 있는 껍질의 모양으로 구분하는데, 그 끝이 둥글면 암컷이고 뾰족하게 모가 나있으면 수컷이다.

꽃게 보호위해 7~8월 금어기
산란은 암컷 한 마리가 산란기에 몇 번하게 되는데, 산란 시각은 보통 밤에서 이른 아침에 집중된다. 한 마리의 산란수는 어미의 크기에 따라 다른데 보통 1년생은 약 100만개, 2년생은 200~400만개를 산란한다. 산란기는 5월부터 10월까지지만 성기는 6월과 7월 사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꽃게의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이 시기에는 꽃게잡이를 금하고 있는데, 서해안 해역에서는 7월1일부터 8월31일까지를 꽃게 금어기로 정하고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큰 놈은 지름이 두자 정도며 뒷다리 끝이 넓어서 부채 같다. 보통 게는 헤엄을 치지 못하지만 꽃게만은 유독 헤엄을 잘 친다. 꽃게가 물에서 헤엄치면 큰바람이 불 징조다’라고 소개돼 있다. 꽃게는 낮에는 보통 모래펄 속에 숨어 지내다가 밤이 되면 활발하게 먹이를 찾아 먹는 야행성이다.

그래서인지 달이 밝은 보름 전후의 꽃게는 섭이 활동이 활발하지 못해 살이 덜 차고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를 보고 어업인들은 게가 보름달 밝은 달빛에 생긴 자기 그림자에 놀라 야위었기 때문이라고 우스개 말을 하기도 한다.

꽃게 요리로는 간장 게장이 유명하다. 알이 찬 암게를 간장에 삭혀서 밥을 비비면 ‘밥도둑’이란 말 그대로 밥 한공기는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버리고 만다. 또 껍질을 벗기면 알이라 불리는 노란 부위가 있는데 이를 해황(蟹黃) 또는 황고(黃膏)라고 하는데 가장 맛있는 부위다. 숫게는 내장 부위는 적지만 집게다리 속살이 별미다.

올해 어획량 줄어 꽃게가격 금값
맹 선(孟 詵)의 <식료본초>에는 ‘모든 내열(內熱)을 산해(散解)하고, 위의 기운을 조절하며, 경맥을 순조롭게 해주며 음식을 소화하는 힘이 있다’라고 했으며, 이시진(李時珍)이 지은 <본초강목>에도 ‘산후의 위경련과 혈(血)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을 다스려 준다’고 기록돼 있다.

현대과학에서도 꽃게에는 타우린 메티오니 시스틴과 같이 황을 함유하는 함황(含黃)아미노산(1,035㎎/100g)의 함량이 높아 알코올의 해독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성인병의 원인인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타우린(711㎎/100g) 함량도 높아 고혈압, 간장병 환자에게 권할만한 식품이다.

또한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 성장에 필요한 라이신이 풍부해 성장기의 어린이, 회복기의 환자나 허약체질의 노인에게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꽃게잡이가 매우 고전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어획량이 10%도 안된다는 말이 들릴 정도니 보통 어려운 게 아닌 것 같다.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꽃게 가격이 금값이라고 하는데, 금을 준다고 해도 못 구할 형편이라고 한다. 기상이변이니 환경오염이니 하는 인간 군상들의 잘잘못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그나저나 꽃게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 올 해 속이 꽉찬 게장 맛을 볼 수 있을지 침만 꿀꺽 삼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