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농업인 48 - 신안 감농장 / 주행수 임연례씨 부부 <군서면 만곡리>
영광에서 백수를 향해 가다보면 농업기술센터를 지나 우측에‘신안 감농장’이라고 적혀 있는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다. 간판이 많이 낡은 것으로 보아 감 농장의 역사 또한 짐작하게 했다.군서 만곡리 갈마마을에서 23년간 감을 재배했다는 주행수(79) 임연례(75)씨 부부. 이제 감 열매가 막 맺히기 시작한 감나무가 이들 집 주변을 푸르게 에워싸고 있다. 주행수씨는 광주 송정리가 고향이고 광주에서 의류 도·소매업을 오랫동안 하던 사업가였다.
25년전 광주 송정리의 개발로 부모의 산소를 이장해야했고 이장할 곳을 찾던 중 그 당시 뽕나무밭이었던 땅 9,000평을 매입해 사업을 접고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농사 경험이 없던 주 씨는 처음 2년간 수박 농사를 지었지만 실패를 하고 그 후부터 감농사를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했다.
다행이 감농사는 별다른 문제없이 순조롭게 지어 나갔다. 주 씨 부부는 부유와 대봉이란 품종의 감을 한약재 등을 이용한 자연농법으로 재배했다. 이렇게 재배된 감은 도매 시장을 통해 출하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소매로 판매되고 있다.
주 씨는 “우리 농장에서 재배된 감은 당도가 높아 한번 맛 본 사람은 해마다 찾아와 사간다”며 “수확 철이면 길가에 판매장을 설치해 직접 소매를 하고 있고 찾는 소비자에게 감이 부족해 못 판다”고 재배한 감의 인기를 표시했다.
이처럼 열심히 감 농사를 짓던 이들 부부는 10년전 농약을 잘못 살포해 감 재배를 크게 실패했다. 그후 다시 감 농장을 일구기 시작했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다시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 있었다.
주 씨는 “여느 농군에 비해 늦게 시작한 농사라 나름대로 관련책자를 보며 연구도 많이 했고 경상도 재배농가를 찾아다니며 재배기술을 배웠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감 밭을 최선을 다해 가꾸어 나가고 싶다”고 지난 세월을 회상하며 감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밝혔다.
부인 임연례씨는 15년전 교통사고로 막내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쓰러져 현재 건강이 그리 좋지 못하다. 이런 아내를 주 씨는 아이 돌보듯 보살피고 있고 감 농장 또한 정성을 다해 가꾸며 고령임에도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을 갖고 생활하고 있었다.
해지는 저녁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붉은 노을처럼 주행수 임연례씨의 농장의 감들도 가을이면 빛깔 곱고 탐스러운 모습으로 노부부에게 큰 기쁨을 안겨 줄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주 씨 부부가 건강하고 아름다운 황혼을 맞이할 수 있는‘효자감’으로 올해도 잘 영글어 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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