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성포 단오제가 성공한 축제로 거듭나길 바라며
법성포 단오제가 성공한 축제로 거듭나길 바라며
  • 영광21
  • 승인 2004.06.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칼럼
지난 5월에 전국의 각 지역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문화축제가 열렸다. 이 같은 축제는 애향심을 기르고 지역문화를 개발 육성하는 것은 물론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각 고장마다 자기 지역 문화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문화축제 행사를 갖는다는 것은 지역민의 일체감 조성은 물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문화적 자긍심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6월 20일이면 법성포에서는 단오제가 열린다. 법성포의 단오제는 타 지역의 축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금년이 몇 회째라는 수식어를 달 수 없을 정도의 세월을 지역민과 함께 한 민족의 명절이다. 굳이 따진다면 약 400여년을 이어왔다고 추정할 따름이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법성포 단오제는 지역민과 함께 해온 것이다.

역사의 숨결이 곳곳에 베어있고 행사의 명맥을 잇기 위해서 열악한 조건을 극복한 지역민들의 숨은 노력이 도처에 깔려있는 행사가 바로 법성포 단오제이다. 날만 새면 새로 생겨나는 타 지역의 축제와 다른 점이 이러한 역사성과 특수성이다. 이런 장점과 가치를 최대한 살려서 성공한 축제의 반열에 단오제를 올려놓는게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이다.

법성포 단오제를 생산적이고 내실있는 행사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문화의 특성을 충분히 살린 차별성이 있어야 된다. 다른 시ㆍ군에서 열린 이른바 성공한 축제들의 내용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질적향상을 도모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지나친 행사위주의 상업화를 탈피하여 어울림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지역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단오제 내용에 대한 학술적 접근을 통해 전문화를 꾀해야 한다. 지역적인 특성으로 말미암아 토박이보다는 뜨내기가 많았던 까닭에 제대로 된 문헌조차 없는 실정을 대물림해서는 안된다. 역사적 고증을 통한 새로운 자료의 발굴과 함께 자료의 체계적인 정립이 시급하다.

아울러 지역 특성을 제대로 살린 경영마인드가 필요하다.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려 전통문화와 효과적으로 접목시키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뛰어난 경영마인드와 결합시키지 않고서는 축제가 성공하지 못한다. 지역축제에 대해 비판이 무성한 가운데서도 성공을 거둔 함평 나비축제는 결코 타산지석이 아니다.

지난 달 9일에 끝난 함평 나비축제는 시셋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축제기간 동안 전국에서 154만명의 관광객이 찾았으며 2,220억원대의 투자협약서(MOA)와 투자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고 한다. 단오제의 역사에 비하면 겨우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에도 못미치는 함평 나비축제가 거둔 성공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그 중에서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탁월한 경영마인드의 조화가 낳은 과감한 도전정신이다.
지역축제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모방에 급급한 나머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프로그램 때문이다. 그곳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특색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법성포와 쌍벽을 이루는 강릉 단오제는 이제 국제적인 축제로 한껏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선조들께 참으로 낯이 안서는 일이다. 이 지역에서 살아갈 후손들에게도 미안할 일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단오제를 성공적인 축제로 이끌어서 날로 살기 힘든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활로를 여는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뿐이다.

박찬석 - 본지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