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의 업보-아토피성 피부염
인류문명의 업보-아토피성 피부염
  • 영광21
  • 승인 2004.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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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상식 - 이공연원장 / 이한의원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다. 북해 얼음이 10년에 9%씩 녹아 없어지고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은 80%가 줄어 더 이상 ‘눈부신 산’이 아니며, 홍수나 가뭄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백년간 지표평균기온이 0.6도 올라선데 따른 자연의 반응이다.

CO₂의 대책없는 배출로 삼림이 훼손되고, 빈발하는 지진과 화산의 폭발은 지표를 뒤덮어 가는 콘크리트문화의 또 다른 부정적인 모습이다. 아토피성 피부염도 지표의 변화와 비슷하다. 지구내부 수천도에 이르는 열이 지표로 솟아오르듯 병적으로 몸속에 쌓인 열이 체표에 반응을 나타내는 과정중에 나타난다.

열사의 사막처럼 비생리적인 열(火)이 체내에 성할 때 피부가 발갛게 되고 발진이 돋아나며, 황무지에 열풍이 불 듯 풍사(風邪)가 성하면 가려우면서 작열감이 나타나고, 갈 곳 없는 물들이 범람하듯 비위에 습열이 많으면 삼출성 분비물이 많아지며, 피의 흐름이 약하고 부족할 때 지진이나 용암의 분출처럼 피부가 짓무르고 궤양이 심해진다.

대체적으로 신생아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성장해가면서 병변의 모양이 달라지는데 한의학적인 원인은 바로 태열(胎熱)이다. 태열이란 산모가 임신중에 신열(辛熱)물을 과식하거나 속을 끓임으로써 열이 내부에 축적되어 태기를 자극한 소치로서, 아이가 성장하면서 태독증 태창증으로 진행된다.

선천적으로 열에 민감한 체질에 있어서 특히 부모가 알레르기를 가진 경우 몸속에 쌓인 열이 조금만 많아져도 전신적인 기혈의 흐름과 열의 발산이 순조롭지 못하게 되고 피부에 과민반응을 나타낸다. 또한 고칼로리 음식의 과다 섭취, 쉴새없이 파고드는 각종 스트레스, 컴퓨터나 야간문화에 길들인 결과 나타나는 수면부족 등은 모두 상대적으로 피를 소모시켜서 허열(虛熱)을 더 발생시킨다.

특히 생리적으로 陽(熱)이 많은 영유아 시기에 이와같은 허열의 조장은 아토피환자의 증가와 증상 악화에 주요한 원인이 된다. 전체 아토피환자의 80%정도가 1살이내에 발생하지만, 아이가 땅을 밟으면 저절로 낫는 별것 아닌 병이었던 태열증이 생활환경과 섭생의 급격한 변화로 난치의 병으로 이미 자리잡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