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애틋한 사랑을 노래하는 인터넷공모전 시부문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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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광21
  • 승인 2010.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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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 기념
은상 / 상사화
김중태<전북 정읍시>


하늘처럼 바다처럼
속이 넓은
내 이름은 상사화
만나고 싶어서 보고 싶어서
애타는 그리움은
속이 넓은 나도 견딜 수가
없구나
상봉할 수 없어
가슴에 사묻히는 한이
불꽃되어
예쁘게 단장하고
내 마음위로 삼아
수줍은 얼굴
세상밖에 내밀어
그리웁고 애타는
내 심정을 알려보고 싶구나


동상 / 벌을 사랑한 꽃
이 준<광주시 북구>

오늘도 그가 왔네요.
몹쓸 날개를 달고 하루종일
어디를 다니는지 알 수
없어요.
그래도 그는 하루에 꼭
한 번은 저를 보러 와줘요.
저에게 날아와서는
말을 하죠.
‘야, 꿀 좀 있냐?’
그러면 전 대답해요.
‘없어요.’
그러면 그는 꼬리에 달린
독침을 곤두세우며
다시 말하죠
‘뒤져서 나오면 1g에 한대다’
그러면 저는 이내 슬퍼지고
말아요
‘안돼요. 이건 팔아서
우리 어머니 빠진 꽃잎
달아드려야 해요’
‘헛소리 말고, 어서 내놔’
그렇게 그는 오늘도
꿀을 한 아름 안고
저 멀리 날아가네요.
제 사랑도 꿀과 함께
한아름 안고 가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의 뒷모습을 보면
쓴 웃음만 나요.
아니 이럴 시간 없어요.
내게 꿀이 없으면
그가 내게
다시 오지 않을테니
꿀을 더 만들어 놔야겠어요.
그럼 내일도
그를 볼 수 있겠죠.



동상 / 상사화
고종만<영광읍 남천리>

그 무더운 여름
지긋지긋한 장마 이겨내고
나 여기에 왔습니다.

태양보다 더 뜨거운 정열로
붉은 옷으로 곱게 치장하고
나 여기에 왔습니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나의 마음은 핏빛으로 멍드는데
그대는 왜 그리
더디 오시나요.

나 이제 떠난 후에
북풍한설 몰아치는
동지섣달 기나긴 밤을
시퍼렇게 멍든 가슴안고
그대는 어이 견디렵니까.

한 달만 일주일만
아니 단 하루만
정말 순간만이라도
그대를 만날 수 있었으면…


동상 / 불갑산에 가다
김민용<광주시 남구>

가을 닮은 고추잠자리 뒤쫓아 가다
삼거리 지난 산모퉁이 돌아들면

개울가 둘레둘레 낯 반기는 붉은나비는
님 기다리는 속마음 들켜버렸나
부끄러운 마음 산기슭에 번지었구나

두런두런 발자욱에 귀를세우고
그윽한 예불소리 마음달래도
그리움이 넘쳐 기다림 되니

불감산 찬이슬은 내릴 참인가?
소쩍새는 날개짓도 아니하는데
쑤욱 자란 몸통은 야위어 가네

이제
당신의 디카에 담아
기다리다 기다리다 그냥 간다고
붉게물든 이 마음 전해주세요
화사했던 내모습 전해주세요

뒤돌아보며
살며시
오작교전설을 말해주리라.


동상 / 상사화
김윤숙<광주시 광산구>

여린 손 밀어 올려
수줍은 몸짓으로
미소 짓는 그녀

이슬어린 얼굴
달빛 속에 감추고
붉은 웃음 토해내는
애처로운 그녀

언제 올지 모를 임
늘 서성거리며
쫑긋 키 세우는 그녀
투명함이 눈부셔
발걸음 붙잡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