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 지리산(1,915m)
지리산은 어머니산이다. 어머니란 누구인가. 우리에게 이런 옛적 얘기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다. 아들이 풍습에 따라 어머니를 고려장 하려 지게에 업고 밤길을 나섰을 때 자는 듯 죽은 듯 앉아 있는 어머니…. 깊은산 숲속에 들어간 아들은 어머니를 내려놓고 땀흘리며 돌아선다. 그런데 웬일인가, 반짝이는 무언가가 보인다. 일정한 간격으로 산굽이 돌아 계곡건너 저 멀리 집의 불빛이 보이는 곳까지…. 문득 아들은 깨달았다. 아, 어머니였구나!
어머니가 아들이 어두운 밤중에 행여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을까 싶어 하얀 조약돌을 하나씩 하나씩 떨어뜨려 주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어머니는 이런 존재다. 우리는 이런 어머니를 진정한 어머니로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리산을 어머니 산이라 부를 때의 그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어머이산 어무이산 그리고 어메산인 지리산. 이 땅의 다른 산들은 절세미인이거나 장군봉일수는 있을망정 어머니 산은 아니다. 절세미인은 우리를 배반하기도 한다. 장군은 우리를 억압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배반하지도 억압하지도 않는다. 아니 어머니는 배반이나 억압이란 단어와 완벽히 무관하다. 한없는 포용과 관용과 용서의 화신이다. 우리가 지리산을 어머니산이라 불러온 것은 지리산에서 어머니의 그러한 특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
평생 매일 보아도 언제나 좋은 대상이 어머니이듯 평생을 두고 지리산을 수백번 올랐어도 지리산이 좋다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내가 지리산 박사라고 내놓고 떠들지 않는 지리산 박사들이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지리산 국립공원 면적은 440,485㎢로서 한국 최대의 국립공원이다. 북한산 국립공원의 5배이며 여의도 광장의 1,000배이다. 이 광대한 산자락은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시 경남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 3도 5개 시·군에 걸쳐있다.
지리산국립공원관리공단 1997년 자료에 따르면 지리산에는 천연기념물인 올벗나무를 비롯해 식물이 1,369종이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향노루 하늘다람쥐 반달가슴곰 수달 등 포유동물 40종 큰소쩍새 황조롱이 붉은베새매 새배 제두루미 소쩍새 올빼미 고니등 조류 94종 그리고 양서파충류 22종 곤충류 2,537종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최고봉은 산동쪽의 천왕봉(1,915m)으로 육지부에서는 남한 최고봉이다. 지리산 제2고봉은 1,875m로 중봉이며 제3고봉은 1,806m로 세석봉이다. 지리산은 능선이 길고 골이 깊으니 서둘러 나서야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된다.
계절별 산행 다행한 수많은 기점
천해의 명산 지리산 초원 일문에 가는 길을 소개한다. ① 중산리기점 ② 내원사기점 ③ 대원사기점 ④ 추성동기점 ⑤ 백무동기점 ⑥ 실상사기점 ⑦ 뱀사골기점 ⑧ 산동기점 ⑨ 화엄사기점 ⑩ 피아골기점 ⑪ 쌍계사기점 ⑫ 청학동기점 ⑬거림내천기점
이렇듯 수많은 기점이 있듯이 계절에 따라 지리산 산행에는 기점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봄에는 청학동 쪽으로, 여름에는 계곡이 많은 백무동기점을 이용한 한신계곡 칠선계곡쪽이 인기가 높다. 가을에는 피아골 계곡쪽이며 겨울산에는 역시 주목과 눈이 얼킨 세석평전에서 천왕봉 코스다. 오르기 쉬운 거리기점을 많이 이용한다.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기 위해 많은 등산인들이 각 기점을 찾아 떠나고 있다. 그러나 올 6월부터 서부쪽에는 휴식년제에 묶인 등산로가 있으니 서부쪽 기점으로 계획을 잡았다면 지리산 관리사무소에 확인후 기점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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