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상식 - 이공연 원장 / 이한의원
류머티스 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장부까지도 침범하는 전신질환이다. 따라서 체내의 잘못된 면역체계를 바로잡아야 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면역이란 한의학적 관점에서 체내 각각의 장부가 제 기능을 다하고 장부간 조화로운 상태를 이룰때를 말한다. 이것은 오장육부와 체표기관간의 관계를 유기적구조로 보는 한의학적 생명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구체적인 예로 류마티스 관절염이 다발하는 수음체질의 경우 췌장 간장 폐장(또는 방광) 심포 등 적어도 4개장부가 이 질환과 관련이 있고 치료표적이 된다. 이 장부들 사이에 문제가 생길때 수음체질은 관절염이란 질병에 맞닥뜨리게 된다. 체내환경의 변화는 곧 내외순환의 장애로 이어지고, 그것은 기혈소통의 장애를 뜻하는 비증(痺症)이라는 병증으로 나타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비증 가운데 호랑이에게 마디마디를 물린것처럼 그 고통이 크고 병증의 변화가 빠르다는 의미의 백호역절풍과 흡사하다. 장부 내적인 문제는 곧 정기의 부족과 기혈의 허약으로 이어지고 저항력이 떨어져서 결국 외사(주로 풍한습- 산후풍도 포함)에 쉽게 침범되고 더불어 대사노폐물인 습담과 어혈이 관절곳곳에 얼키고 설키어 관절의 부패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전통적으로 이 병에 대해서, 이곳저곳 통처가 옮겨다니고(풍사) 관절이 굳고 뻣뻣해지며(한사) 붓거나 뒤틀리는(습사) 발병초기나 실증의 경우에는 사기를 몰아내고 경락을 소통시켜 기혈을 잘흐르게 하는 치법을 썼고, 만성화되거나 허증상태에서는 사기를 몰아내는 동시에 정기를 보충하는 치료법을 써왔다.
이는 병인론에 있어서 단순히 정기의 허실이나 외사의 침습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사상의학에서 비로소 효과적으로 장부허실에 의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졌고, 8체질의학에 이르러 8체질론에 근거해 구체적이고 세밀한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며 스테로이드제제에만 진통이 되는 병은 더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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