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자산 보존위한 노력과 각성 필요
문화자산 보존위한 노력과 각성 필요
  • 영광21
  • 승인 2002.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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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초,중학교 회장단 문화답사를 다녀와서
지난 10월 29일 화요일 오전 9시에 영광군 초,중학교 학생 회장단이 대나무의 고장이면서 한국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을 답사하기 위해 난원앞 기독병원 주차장에 모였다. 이번 문화답사는 사회복지재단 난원과 김영수 연구소 소장님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영광군 학생 회장단들은 영광 교육청 신홍식 장학사님의 인솔로 담양으로 향했다. 담양으로 가는 1시간 30여분의 시간동안 미리 준비한 퀴즈를 통해 지루한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며 소정의 상품도 받았다.

담양읍 읍내리 오층석탑에 도착해 김영수 소장님의 강연을 들으며 문화답사의 첫테이프를 끊었다. 학생단은 버스를 타며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대나무 박물관과 송순이 살았던 면앙정, 가사문학에 한 획을 그은 정철이 살았던 송강정을 오전에 둘러보았다. 오후에는 자연과 조화가 잘 된 소쇄원과 식영정을 차례로 둘러 보았다.

학생회 일동은 이번 답사를 통해 담양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사람들은 담양하면 흔히 대나무를 떠올린다. 사실 대나무를 떠올리는 것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다. 그만큼 담양에는 대나무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담양이 대나무의 고장으로 이름이 나게 되었을까? 아마 그 가장 큰 이유로는 빼어난 자연환경을 들 수 있다. 그 덕분에 담양에는 숲이 우거지고 공기가 맑으며 물 또한 깨끗하여, 지조와 절개가 곧은 선비들이 학문에 정진하기에 적당한 곳으로 자연에 순응하면서 선조들은 특유의 풍류와 재치를 발휘, 국문학에 한 획을 그은 가사문학을 창조하게 됐다.

특히 그림자도 쉬어 간다는 식영정을 지어 여생을 그곳에서 보냈던 정철은 ‘가사’라는 장르를 국문학에 정착시킨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하지만 담양에서 여생을 보내며 가사문학에 공헌한 사람은 비단 정철뿐이 아니다.

면앙정을 지은 송순이나 소쇄원을 지은 양산보 등 담양에서 여생을 보내며 가사문화를 정착시킨 선비는 그 외에도 많다. 요즘에 들어 우리는 그들이 학문을 닦고 수련을 위해 지은 정자에 많은 사랑을 갖고 찾고있다. 특히 광주 근교에 있는 식영정이나 면앙정, 소쇄원, 송강정 등은 자연과의 동화를 통해 수천년 동양문화를 한곳에 담아놓은 듯한 절묘한 자연미를 자랑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러한 유적지가 너무나 훼손되어 가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는 크게 두가지 이유를 들 수가 있다.
첫째, 자연과 더불어 숨쉬는 집에 사람의 발길이 너무나 잦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유적을 훼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람의 발자국만으로도 몇 백년을 버텨온 유적으로는 참기 힘든 고통이 되며 자연으로서는 사람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소쇄원을 찾는 사람이 연간 백만 여명에 달하니 그 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이 견뎌내기가 어려워 생기 없는 땅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입장료를 받거나 국립공원을 휴식년제로 제한하는 방법과 같이 자연에게도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방법이 고려되고 있다.

둘째로는 개발을 위한 인위적 피해이다. 식영정과 면앙정을 보면 소슬바람에 휘날리는 나뭇소리와 청아한 새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그러한 자연의 소리보다 바람을 거슬르며 자연을 역행하는 자동차 소리가 더 크게 들림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이는 문화재를 보호하며 도로를 만들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줄이기 위해 유적지 가까이에 도로를 만든 것이다.

문화재는 일제강점기때 가장 많은 수난을 당했다. 일제는 문화재를 훼손하면서 우리에게 물질적, 정신적으로 피해를 가했다. 우리의 말 ‘원림’을 없애고 ‘정원’이라는 말을 사용하도록 했고, 경주에 있는 수많은 왕릉을 뚫어 그 곳에 도로를 내었다. 심지어 왕이 주거했던 창경궁을 창경원이라하여 동물원을 세웠다고 한다.

당시 하늘과도 같았던 왕의 집터에 동물이 살았다는 것이 상상이나 되는가. 최근 들어 일본이 남긴 자취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긴 하지만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번져야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는 큰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이와 같이 문화재는 지금에도 인간의 발자국에 상처를 입고 있다. 한국인의 잘못이건, 일본인의 잘못이건, 잘못된 부분을 고쳐야할 사람은 우리 민족이다. 이러한 점에서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잘못된 부분을 시정하도록 강력한 정부의 노력과 국민의 각성이 필요한 때이다. 산수가 수려하게 어우러진 담양을 다녀오며 우리 조상들의 문화재가 영원히 빛을 발하기를 염원한다.

곽문창 학생기자<해룡중>
boxduc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