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속았지만 얻은 보람도 많습니다”
“세월에 속았지만 얻은 보람도 많습니다”
  • 박은정
  • 승인 2004.07.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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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농업인 55 - 담배 재배 / 박진석 김희순씨 부부<법성면 덕흥리>
법성면 덕흥리에 박진석(56) 김희순(50)씨 부부가 담배를 수확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 부부는 30년을 넘게 담배를 재배해온 담배부부(?)였다. 박 3남4녀의 장남으로 태어나 평생 농사를 지어오며 고향을 지키고 있다.

그들 부부를 따라 도착한 담배밭에는 본엽과 상엽을 남겨둔 담배에서부터 하엽과 상엽을 따기 시작해야할 많은 담배가 부부의 일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3000평이 넘는 밭에 담배를 재배하고 있고 고추와 논농사를 함께 지으며 복합영농을 하고 있다.

이들이 재배한 담배는 7월 하순까지 2,780~3.000㎏이 수확돼 10월 초순 수매를 하게 된다. 7월 하순 수확을 마친 담배 밭에는 무나 배추를 다시 재배할 수 있다. 담배는 세계 각지의 온대 및 열대 지방에서 널리 재배하고, 세계적으로 금연 운동의 확산으로 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또 농촌의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의 부족으로 연초경작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담배의 주요 생산국은 중국·미국·인도·브라질·러시아·터키·한국·일본 등이다. 담배 경작인은 KT&G와 계약을 체결한 후에 담배를 재배할 수 있고 KT&G가 계약량을 등급을 정해 사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황색종·벌리종·터키종·재래종인데, 주로 황색종과 벌리종을 재배한다. 황색종은 충청북도·경상북도에서 주로 재배하고, 벌리종은 충청남도의 일부와 전라남도·전라북도에서 주로 재배한다. 박 씨 부부도 벌리종을 재배하고 있다.

박 씨는 “순자르기 후에 담배가 자라면 잎이 약간 퇴색하며 수확하기 가장 좋은 때가 온
다”며 “잎은 보통 한 줄기에 20장 정도가 붙는데 그 붙은 위치에 따라 밑에서부터 하엽·중엽·본엽·상엽 등으로 불리며 이 구분대로 수확한다”고 수확의 단계를 설명했다.

그는 또 “품종에 따라 화력 건조 공기 건조 햇볕 건조 등이 있다”며 “담배의 건조는 다른 농작물과 달리 단순히 부피를 줄이거나 변질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건조 과정에서 담배를 피울 때 향기로운 냄새와 맛을 낼 수 있는 성분을 만들고 맛이나 향기에 나쁜 영향을 주는 성분을 없애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씨 부부도 상품의 담배를 수확하기 위해 350여평의 건조시설을 갖추고 건조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박 씨는 “담배 수확 시기에 꼭 장마가 찾아와 건조 등에 불편을 겪는다”며 “담배는 날씨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하늘이 도와야 담배농사도 잘 지을 수 있다”고 안정적인 농사를 희망했다.

박 씨가 거주하는 덕흥리 오봉촌에는 12농가가 살고 있다. 그 중 6농가가 담배를 재배하고 있다. 박 씨는 엽연초생산협동조합의 총대 대의원 등을 맡아 담배농가를 이끌고 있고 마을이장 영농회장 새마을지도자를 역임하며 마을을 위한 심부름꾼으로도 열심히 활동해 왔다.

1남3녀의 자녀를 키우며 성실히 생활해온 박 씨 부부는 올해도 담배 농사가 잘 마무리돼 마을 주민과 함께 수확의 알찬 보람을 느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