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사랑하는 ‘농사꾼’으로 지역 선도
환경 사랑하는 ‘농사꾼’으로 지역 선도
  • 박은정
  • 승인 2004.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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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농업인 - 고추재배 / 김재묵씨<불갑면 순용리>
뒤척이던 어둠이/ 맑은 새벽을 깨웁니다/ 닭 울음도 목을 길게 하고/ 누렁소 징 울리 듯/
세상을 흔들어 일으키더니/ 눈 뜬 새벽은/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윗 시는 불갑면 순용리에서 초생농법을 이용해 고추농사를 짓고 있는 김재묵(42)씨기 지은
‘보이는 새벽이 맑게 흐릅니다’의 일부분이다. 김재묵씨는 서울에서 식품회사를 경영하다 1998년부터 지리산 등지에서 약초 등을 재배하며 자연과 가장 가까운 농사를 짓기 위한 실험과 연구를 시작했다.

그 후 2001년부터 고향인 불갑에서 본격적인 농사를 지으며 웰빙시대에 발 맞춘 농사를 선보여 주위에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초생농법’이란 밭에 작물을 재배할 때 제초제를 쓰지 않고 풀을 함께 자라게 함으로서 얻어지는 여러 이익을 이용한 재배방법을 말한다.

김 씨는 “풀을 이용해 농사를 지으면 환경과 건강을 보호함은 물론이고 풀베기 작업 등으로 자연퇴비를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 비료를 절반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초생농법은 잡초와 재배식물이 서로 경쟁을 해 작물이 더 잘 자라고 태풍으로부터 보호를 받기도 하며 풀에서 나오는 짙은 향 때문에 병충해 예방까지도 된다”고 초생농법의 잇점들을 밝혔다.

그밖에도 풀이 함께 자라며 온도와 습도를 유지시켜 주고 요즘처럼 더운 무더위에 지온 상승을 억제해 꽃과 열매를 꾸준히 맺게 해 다수확을 올리게 하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그는 “수분에 약한 고추가 함께 자라는 풀이 수분을 흡수해 장마철 가장 무서운 역병예방에도 큰 도움을 준다”며 “처음에는 풀과 작물을 같이 자라게 하지만 수확기가 되면 풀을 낮게 깎아 일조량을 흡수하게 해야 한다”고 주의사항도 함께 전했다.

김 씨는 초생농법으로 고추 4,000평을 재배하며 감자도 8,000여평 재배해 출하를 마쳤다. 이렇게 재배한 고추는 ‘불당골 제로100고추’라는 이름으로 전국 공판장으로 출하를 하고 있다. 제로100이란 인체에 유해한 독성성분 제로와 인체에 유익한 성분 100%에 도전한다는 뜻으로 만든 상표이다.

고추는 청고추 홍고추 또는 건고추로 분리돼 시기에 맞춰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김씨의 건강을 최고로 여기는 ‘자연순환농법’ ‘생태농법’ ‘상생농법’으로 재배된 농산물은
친환경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선호하는 요즘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 씨가 재배하고 있는 초생농법을 처음엔 주위에서 반신반의로 지켜보고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들어나는 결과를 지켜본 주위에서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요즘은 다른 시·군에서 견학을 오기도 하고 전북 임실에서는 재배법을 모방해 농사를 짓고 있다.

김 씨는 제초제를 사용 안함은 물론이고 작물의 영양제도 아미노산이나 키토산 같은 자연제재를 사용하며 터널을 이용하지 않고 노지농법으로 고추를 재배하고 있다. 김 씨는 이처럼 가장 자연과 가까운 농사를 추구하고 영광 미래환경영농회장을 맡아 일하며 환경을 사랑하는 ‘농사꾼’으로 지역을 이끌어가려 한다.

그는 부산예술대 출신으로 음악을 전공한 음악가이며 재미있는 농사이야기를 시로 엮어내는 농부시인이기도 하다. 앞으로 김재묵씨가 선도할 자연농사법과 함께 펼쳐질 아름다운 시가 농촌의 미래를 밝게 열어 농업의 힘겨운 현실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