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은 주인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농작물은 주인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 박은정
  • 승인 200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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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농업인 59 - 파프리카·방울토마토 재배 / 유성춘 이경선씨 부부<군남면 동간리>
군남면 동간리에서 13년간 방울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는 유성춘(43) 이경선(40)씨 부부. 이들 부부의 2500여평 13연동의 시설 하우스에는 이제 붉게 색이 물들기 시작하는 파프리카가 싱싱하고 깔끔한 얼굴로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부부는 시설하우스에서 처음에는 참외와 오이 등을 재배했지만 주변농가가 같은 작목을 집중적으로 재배해 작물의 시세가 떨어지는 등 어려움이 따르자 파프리카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유 씨 부부는 1년 내내 파프리카를 재배하지 않고 6월부터 12월 중순까지는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12월부터는 방울토마토를 재배해 3월에 출하를 하는 방법으로 1년에 두 가지 작물을 재배해 출하를 하고 있다.

유 씨 부부는 “이런농법은 1년 작기에 비해 노동력과 유류대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초물 생산으로 고품질의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어 품질과 가격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잇점이 있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가 재배한 파프리카는 강원도에 있는 무역회사를 통해 일본으로 전량 수출을 하고 있고 방울토마토는 인천 구월공판장과 삼산공판장을 통해 10년째 꾸준히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유 씨는 “농작물은 정성을 들인 만큼 수확의 기쁨을 안겨준다”며 “언제나 부지런하고 성실한 자세로 농사에 임하면 농작물은 절대로 주인을 배신하거나 이용하지 않고 고생한 만큼의 대가를 남겨준다”고 농사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을 밝혔다.

유 씨 부부는 결혼을 한 20대부터 지금까지 고향을 지키며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다. 마을을 대표하는 젊은 부부답게 이들 부부는 마을을 대표하는 여러 단체의 일원으로도 활동을 열심히 하며 노령화된 이웃의 손과 발이 돼 주고 있다.유 씨의 부인인 이경선씨는 마을에서 부녀회장을 맡아 일하며 어버이날이나 비가와 일을 쉬는 날이면 팥죽을 끊여 어른들을 대접하는 등 마을 어른들을 정성껏 모셔 마을과 주변에서 그를 크게 칭찬하고 있다.

이렇게 농사지으랴 마을에 효도하랴 무척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한국음악을 조금씩 배워온 이 씨는 현재 초당대학교 국악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어렵고 힘든 농사를 지으면서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남편이 가장 고맙다”는 이경선씨는 “국악을 잘 배우고 익혀 마을 어른들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한국음악을 지도해 우리 전통 음악을 널리 보급하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만학도의 큰 포부를 밝혔다.

“하우스속에서 일할 때가 가장 즐겁고 마음이 편하다”는 이들 부부는 농사를 지으면서도 마을이나 지역에서 맡은 역할을 최대한 발휘하는 믿음이 가는 젊은농군의 모습으로 자리를 잘 지켜나갈 것을 굳게 약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