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보는 기자실 폐쇄결정과 영광군 행정
되돌아보는 기자실 폐쇄결정과 영광군 행정
  • 영광21
  • 승인 2002.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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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 태도에서 문제 접근하는 행정관행 탈피해야
지난해 1월 광주·전남지역에서 발행되는 대다수 지방일간지에 ‘영광군 기자들, 기자실 폐쇄 요청’이라는 기사가 장식됐다.
주요 내용은 영광지역 지방일간지 주재기자들의 모임인 영광언론인회에서 군청 기자실을 폐쇄해 줄 것을 스스로 요청해 영광군이 이를 받아 들여 폐쇄했다는 것이다.

당시 언론인회는 ‘언론의 새지평을 열어가기 위해 겸허한 단안을 내리며 그동안 잘못됐던 관행을 바로잡고 언론개혁에 동참하면서 참언론인의 길을 가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기자실 폐쇄를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 당시 사회의 주요 이슈가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기자의 인천국제공항 기자실 출입제지로 불거지기 시작한 언론개혁이었다. 그중에서도 배타적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던 기자실 개방(또는 폐쇄) 및 브리핑룸으로의 전환 등의 여론이 일기 시작해 영광지역 사례는 이례적인 일로 조명받았다.

그러나 정작 기자들의 기자실 폐쇄요청과 이를 그대로 수용한 영광군에 대한 지역의 평가는 달랐다. 기자들의 폐쇄요청에 대해서는 때늦은 감이 없지 않았지만 환영하는 입장인 반면 이를 보다 적극적인 입장에서 수용하지 못한 영광군의 태도에 대해서는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당시 전남지역 곳곳에서도 기자실 폐쇄는 사회 화두였다. 동시에 해당 자치단체에서는 이를 기존 기자들만의 사용공간에서 지역주민들도 병행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느냐를 두고 고민했던 시기였다. 브리핑룸으로의 전환이 바로 그것이었다.

브리핑룸은 일정 시기마다 해당 자치단체의 현안 등을 주민이나 기자, 또는 특정인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열린행정 구현의 일환이었다. 또 주민도 자신의 입장을 알릴 수 있는 곳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폐쇄적이었던 기자실 기능을 탈피하고 누구에게나 개방적인 공간으로 기능 전환인 것이다.

영광지역 일각에서도 기자실의 폐쇄보다는 행정의 주민서비스 일환으로 브리핑룸으로의 전환 주장이 물밑에서 제기됐다. 군정에 대한 사후 약방문식 처방과 같은 사업결정후 문제제기보다 일정한 단계에 도달하면 행정사항에 대한 공개와 이를 통한 여론수렴 등 주민을 적극적으로 행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였다.

결과적으로 일정한 성과가 있었던 주재기자들의 기자실 폐쇄요청과 영광군의 뒤이은 폐쇄결정 과정은 보다 큰틀에서 평가할 때 평소 영광군이 주장하는 적극적이고 열린행정 구현과는 아쉬움이 남은 것이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현시점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