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가까운 ‘주변’에 가득하죠”
“행복은 가까운 ‘주변’에 가득하죠”
  • 박은정
  • 승인 200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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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당골칭찬릴레이 - 서은숙 씨 / 묘량면
묘량에 거주하고 있는 칭찬릴레이의 주인공 서은숙(35)씨를 찾아 삼만리(?) 그를 만난 곳은 묘량이 아닌 염산 야월리 한 포도원이었다.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고 있는 서 씨는 올 고추농사 실패로 농사일이 약간 한가해진 틈을 이용해 시고모가 운영하고 있는 포도원에서 바쁜 일손을 거들기 위해 잠시 머물고 있었다.

여유의 시간을 조금 쉬면서 지낼 수도 있을 텐데 집안 친척일 이라고는 하지만 앞장서 돕는 그의 모습은 평소의 부지런한 자세를 느끼게 했다. 서 씨는 3남2녀의 막내로 태어났다.
형편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라 주간에는 일을 하고 야간에는 공부를 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졸업 후 바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는 그때부터 농사일을 도우며 홀로 남겨진 아버지를 모시고 고향인 묘량에서 생활했다. “한참 꿈 많던 처녀시절이지만 홀로 계신 아버지가 염려돼 다시 도시로 돌아 갈 수가 없었다”는 서 씨는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며 농촌에 묻혀 살기가 많이 힘들었지만 한 마을에 폐결핵으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처지가 비슷한 지금의 남편을 만나면서 조금씩 위로가 됐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지난 시절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결혼을 하고서도 넉넉하지 못한 살림을 꾸려나가며 홀로된 시어머니와 시할머니를 모셔야 했고 같은 마을의 친정아버지도 돌보며 바쁜 생활을 해야 했다. 결국 그의 ‘짐’은 줄지 않고 늘어만 갔지만 힘든 내색없이 긍정적으로 밝게 생활해 마을주민들은 그를 무척 곱게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평소 효성이 지극한 서 씨는 치매로 고생하는 시할머니와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고 친정아버지까지 열심히 봉양하면서 성실히 생활해 지난 5월 제8회 묘량 면민의날 행사에서 효자·효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또 마을의 유일한 젊은이로서 마을 봉사활동 등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마을어른들도 내 부모처럼 따뜻하게 보살피며 효행을 실천해 주위에 크게 귀감이 되고 있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자녀들이 건강하게 자라주고 가족 모두가 함께 웃으며 지낼 수 있는 것이 가장 기쁘다”는 1남2녀의 자녀를 둔 서 씨의 소박한 고백처럼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도 숨어있는 것도 아닌 것이다. 쉽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곳 바로 ‘주변’에 가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