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정직으로 주민복지증진 앞장
청렴 정직으로 주민복지증진 앞장
  • 박은정
  • 승인 2012.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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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섭 / 전 백수부읍장
봄볕의 따사로움이 겨울동안 농촌의 느림을 빠름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군서면 만곡리 한 주택을 찾았다.

대문앞에 커다랗게 붙여진 원불교 근원상이 집주인의 종교를 한눈에 알아차리게 하는 이곳에는 인생의 풍파를 겪고 초연해진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외출할 때는 보청기를 끼고 다니지만 집안에서는 답답하다고 보청기를 빼고 있어 잘 못들으니 큰 소리로 말해요.”

바깥 어르신의 청력상태를 말해주는 아내 옆에서 평온한 미소를 짓고 있는 김지섭(76) 어르신.

지금 살고 있는 군서 만곡리에서 5남3녀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씨는 23세 때 두살 어린 아내를 만나 결혼해 슬하에 4남1녀를 두고 있다.

야학교사로도 잠시 생활했고 면사무소에서도 임시로 근무했던 김 씨는 군복무를 마치고 공직에 정식으로 입문, 30여년간 공무원의 길을 걸었다.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병사와 농정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김 씨는 군서 군남 묘량 등지에서 부면장을 지냈고 마지막 백수부읍장으로 퇴임했다.

가난하고 헐벗던 시절 공직에 입문해 발전과 변화의 과도기를 거친 김 씨는 숱한 어려움속에서도 현실을 지혜롭게 극복하며 바른 공직자상을 구현했다.

특히 정직한 공직자로 부정부패 없는 청렴한 생활을 했으며 주민복지 증진을 위한 일에 전념해 부지런히 활동했다.

김 씨는 “예나 지금이나 어떤 사업을 하다보면 청탁이 오가기 마련이고 이런 과정에서 금품 또한 오가는 것이 기정 사실이다”며 “제가 공직생활을 할 때도 소리없이 찾아와 현금을 놓고 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차후를 생각해 항상 돌려줬다”고 옛 시절을 돌이켰다.

매사 꼼꼼했던 김 씨는 업무처리에 빈틈이 없었으며 후배공직자들에게도 모범이 되는 선배로, 상사로 바른 모습을 보여 존경의 대상이 됐다.

5남매의 자녀를 키우고 남편을 내조하면서 목장을 운영했던 아내를 틈나는 대로 도왔던 김 씨는 퇴임후에도 아내에 대한 고마움이 크기만 하다.

한때는 60~70두의 젖소를 초지에 방목해 키우기도 했던 김 씨 부부는 퇴임후에는 자녀들이 사준 한우 10여두를 지난해까지 키웠다.

학창시절부터 원불교를 믿어왔던 김 씨는 원불교군서교당 신도회장을 오랫동안 지냈고 지금도 종교생활에는 게으름이 없다.

“자식들의 건전하고 건강한 삶을 기원하고 공직생활로 바깥 생활이 많았던 저 대신 부모형제를 잘 받들고 자식들을 잘 키워준 아내를 위해 남은 여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하는 김 씨는 노년의 행복이 곱게 물들어 평온해 보였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