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지역성 보여주며 전통무형문화로 재현
독특한 지역성 보여주며 전통무형문화로 재현
  • 영광21
  • 승인 2012.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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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서남부지역의 농경문화 잘 표현…모심기 김매기 등으로 지역전통문화로 자리
■ 호남학 이야기 - 영광 서남면 들노래 ②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원장 김신중) 주관으로 5월2일 영광문화원에서 <향토사가에게 듣는 호남학이야기> 2012년 첫 번째 강좌가 열렸다.

<호남학이야기>는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이 광주·호남지역 각 문화원과함께 호남학 공동연구를 위한 기초작업으로 각 지역의 향토사가를 초빙해 호남학에 관한 다양하고 심도깊은 이야기를 듣는 강좌이다.

본지는 지난호에 이어 ‘서남면 들노래’에 관한 역사적 전승과정과 무형문화로서의 가치 등을 두번째로 게재한다. / 편집자 주

예술적 형식과 내용
타 시·군이나 영광군 인근지역의 들노래와 비교할 때 여러 부분에서 유사성을 지니고 있는 측면이 많이 있지만 영광 여러 지역의 들노래는 사라진 반면에 서남면 들노래는 유일하게 남아 지금도 전수되고 있다.

만약 민속음악의 관심사 중 하나가 공동노동과 생산을 넘어 예술, 가치 등의 의미와 관련된 것이라면 서남면 들노래의 은유적인 것들, 소리·몸짓·언어 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예술과 무형문화 또는 그 외의 여러 다른 것들은 끊임없이 보여 왔고 읽혀 왔으며 여러 학문을 통해 시각예술의 구조·기능들은 다른 규칙을 지닌 요소들과 비교돼 왔다.

표현과 기능
모든 인간 활동에는 경제적이면서 미적 측면이 있다. 비록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항상 우리 자신의 청각적, 촉각적, 운동학적, 시각적 감각에 대한 미학적 특성과 관련을 맺으며 산다. 만약 예술이 인간의 활동이나 미학적 측면을 지닌 어떠한 행위들도 다 포함시킬 수 있도록 광범위하게 정의된다면 어떤 것들도 예술 상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서남면 들노래의 특성은 농경사회에서 만들어낸 독특한 묵가적 줄거리로 엮어진 언어와 음율, 몸짓으로의 표현을 공연예술적 관점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우선 공연 중에 그 공연에 참여하는 공연자와 청·관중의 ‘존재와 의식’이 어떻게 변환되는가, 즉 그들의 현전성現前性을 어떻게 구현하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보면 들노래의 소리와 몸짓은 ‘복합적 현전’의 활용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시각적 특징을 집약해서 말한다면 농경생활의 생산과 노동에 있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존재론적 현전現前의 가능성을 높은 경지까지 탐구하고 있는 공연예술’이라는 것이다. 즉 여러 사람들이 소리와 노동의 모습을 재현해 모심기·두레 등의 모습을 눈앞에서 나타내고 농경생활의 의미들을 공연예술로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서남면 들노래가 농촌생활에 어떠한 영향력을 갖는 기능을 지녔는지를 검토해 본다.

“알이사 절이사 ~~~~ 오늘같이 좋은날에 노래자리나 불러보세~~~나 얼씨구나 좋을씨구~~~~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 ~~~ 수 만석을 짊어지고 주인 네 집에 들어가니 술과 안주 많이 주네 ~~~ 가자 가자 어서 가자 ~~ 아, 어 ~ 어허 ~ 가세 ~~ 에 ~~~”라고 목청껏 외치는 노래에는 풍년을 일궈낸 농군들의 자부심이 묻어 있다. 이날만은 농군들의 신명이 하늘을 찌를 만큼 크고 높았으니 일하는 자들의 함성이 얼마나 큰 감동으로 노래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들노래는 생산 현장에서 만들어진 노래다. 오뉴월 뙤약볕의 땀이 묻어 있고 진솔한 삶의 정서가 담겨 있어 무엇보다 여러 기능을 가진 가치있는 노래다. 그리고 풍년을 꿈꾸는 건강한 신명이 담겨 있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황금들노래에는 이런 문학적 정서가 예술성 높은 가락속에 녹아 있어 더 큰 감동을 준다.

들노래는 지역성을 드러내는 문화원형으로 선택될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사고의 표현과 지역의 민속적 특성을 읽는 열쇠가 될 것이다. 농경문화인 들노래를 통해 마을공동체의 자연에 대한 적응과 생산성을 그리고 소리문화로 표현한 사람들의 자연생태적 문화요소, 민속의 문화요소, 구비문학의 문화요소 등이 무형문화자원의 상품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 덧붙여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메시지의 기능과 영광의 무형문화재로서의 기능 등이 있다.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기능
서남면 들노래는 학술적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 들노래 공연예술의 기능 중 자기표현에서 학문적으로 뉴에이지적인 생각을 확고하게 세우는 한가지 방법은 소리를 시각을 통한 발언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발언은 소통의 한 행위이긴 하지만 시각을 포함한 발언은 반성적이며 가정들과 열망들을 이용하는 것이고 그 가정들과 열망들은 사회적이기도 하고 개인적이기도 하다.

또한 의식 표현수단으로 들노래의 기능들은 경계와 문화적 원칙, 인식론적 자각 그리고 사회적 관심 등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이 모든 방법들로 들노래의 소리와 무용은 어떤 자연스러운 현실의 근거를 표출했고 어쩌면 이 근거에 대한 높은 자각을 유도해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이것을 문제화시켰을 수도 있다. 몸짓과 소리를 통한 문화적 공리의 구현은 내재적으로 지닌 문화의 자기 정의에 대한 공헌의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가 내면화된 행위로 인정하고 그 소리와 몸짓 저변에 깔린 더 깊은 의미의 교훈을 기반으로 정신과 물질적으로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 낼 때 전통의 변화를 종종 비평가들에 의해서 비웃음을 사긴 하지만 쉽게 이해되고 존중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들노래는 다른 문화적 관행들 예를 들어 민속학, 전통문화 또는 의학, 농업, 생태학들과도 공유돼 질 수 있다.

영광 전통무형문화로서의 대표성
서남면 들노래는 영광 서남부지역의 농경문화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모심기, 두름밟기, 김매기, 오임쌓기 장원질, 풍장소리 등을 통해 지역 전통문화로 자리하고 있다.

두레는 모심기·논매기 등의 논농사에서 노동력이 요구돼 만들어진 것으로 두레에서 들노래는 필수적인 것이었는데 두레가 성했던 곳에서는 자연농악이 발달했다.

호남지방에 들노래가 성했던 것도 이러한 토대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모방구’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논매기의 끝매기인 ‘만드리’가 끝나는 날 장원질을 하며 농악을 치며 노래를 부르는데 이를 ‘풍장’이라 한다. 풍장이란 풍년을 기리고 농사 장원을 축복한다는 의미이다.

농경문화가 발달한 영광지역의 경우 현재는 거의 사라졌지만 들노래는 세시적 풍속으로 5월, 7월, 8월, 10월 등의 논농사와 관련돼 연행됐다.

영광 서남면 들노래는 독특한 지역성을 보여주며 노동요로 또는 제의적·공연예술로서 현재도 우리지역의 전통무형문화로 재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