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아끼지 않는 정의로운 희생의 ‘전령사’
몸을 아끼지 않는 정의로운 희생의 ‘전령사’
  • 박은정
  • 승인 200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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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당골칭찬릴레이 - 김천섭 씨 / 홍농읍
유난히도 더웠던 올 여름이었지만 이젠 무더위와 작별을 할 때가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수많은 피서객들이 갖가지 사연을 새겨놓고 돌아간 가마미해수욕장 뒤안길에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김천섭(34)씨.

그는 가마미해수욕장이 폐장을 하고 난 하루 뒤인 지난달 16일 광주에서 친구들 3명과
놀러왔다 물에 빠져 거의 목숨을 잃어가는 고등학생을 119대원들과 함께 구조해 여러번의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끝에 고귀한 생명을 구한 것이다.

또 7월23일 광주여고생 익사사고때도 사고 현장에서 2km정도 떨어진 돔배섬 부근에서 사체를 찾아주는 등 가마미해수욕장에서 119대원들과 함께 인명구조 활동을 열심히 펼쳐 김 씨를 주변에서 칭찬하고 나선 것이다.

김 씨는 홍농읍이 고향인 홍농사람으로 홍농읍청년회원으로서 봉사활동에도 앞장서 참여해 지역 선·후배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다. 그는 4년전부터 가마미해수욕장에서 인명구조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9명의 인명을 구조하는 등 인명구조활동의 적극적인 참여로 홍농읍장표창, 나주소방서감사패, 영광경찰서장표창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예전과 다르게 가마미해수욕장에도 점점 관광객이 줄고 갈수록 어려워지는 지역의 경기침체가 조금이라도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해 수상레저사업을 시작했다”는 김 씨는 수상레저사업 허가의 까다로운 조건과 절차 중 가장 힘들다는 인명구조 활동에 필요한 수상인명구조자격증을 몇 번의 낙방 끝에 취득했다.

김 씨는 이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수영레슨을 받으러 다니며 맹훈련을 했고 이렇게 어렵게 배운 인명구조방법은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의 안전까지 책임지고 있다. 김 씨는 “지난 방황하던 시절을 반성하는 뜻으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에 남아 인명구조 활동을 꾸준히 펼칠 것이고 지역발전을 위한 일꾼으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의지와 다짐을 밝혔다.

그를 오랫동안 바라본 한 선배는 “그는 수상인명구조자격증 외에도 경찰견훈련사자격증, 지역내 환경감시단 등의 활동을 하며 주로 이색적인 레저를 즐기는 사람이다”며 “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생명을 구조해 지역의 이미지를 다른 지역까지 알리는 정의로운 전령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후배의 공을 크게 인정했다.

어쩌면 본인의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과감히 몸을 던져 생명을 구하는 그의 아름다운 희생정신은 고마움으로 지난 여름날의 추억 저편에 곱게 간직될 것으로 보여진다. “전국의 미혼 여성들이여! 영광의 ‘의리남’에게 멋진 청혼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