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문화예술인 57- 도예 강현식

진정한 도예가가 되기 위해 오랫동안 긴 방랑의 세월을 걸어온 강현식(35)씨. 염산면 옥실리에서 3남1녀중 3남으로 태어난 그는“어릴 때부터 옛것에 관심이 많았다”며 “영광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나름대로 공부를 했지만 재수 삼수의 좌절을 겪으며 학업의 꿈을 잠시 접고 군대에 입대했고 제대후 자동차정비공 건축설비공 등의 생활을 하며 지냈다”고 20대 초반 청년시절의 방황기를 전했다.
여러 직업을 경험하며 향우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져있던 1996년, 광주예술의 거리에서 우연히 도자기를 접하게 된 그는 도자기 만드는 기술에 관심을 갖게됐고 무안의 도자기 굽는 곳에서 잔일과 심부름 등을 하며 도자기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굽는 과정까지를 배우게 된다. 이렇게 도자기 매력에 흠뻑 빠지기 시작한 강 씨는 도자기로 유명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빚는 요령과 가마에서 굽는 방법 등을 유심히 살피며 기술을 익혀갔다.
이렇게 2여년의 세월동안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며 도자기 옹기 사발 등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체험한 그는 29살의 늦은 나이로 삼수의 한이 맺힌 학업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그는 정인대학(현 전북과학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군산대학교에서 산업도예학을 전공하며 도예의 종합적인 접근을 하기 위한 자기의 노력을 늦추지 않았다.
이렇게 학업에 열중하면서도 도예로 유명한 이들을 방학이면 찾아가 그 기술을 터득하려 열중했고 중요 무형문화재 사기장인 백산 김정옥 선생을 만나 그의 기술을 전수받으며 도예가로서의 자질을 점점 갖추게 된다. 이렇게 실력을 쌓은 그는 공예품대전, 미술대전, 도자기축제, 산업디자인대전 등에서 여러 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다니던 대학교수의 추천으로 근무하게된 김제 죽산초등학교에서 도예부 특기적성 교사로 2년째 재직중이다. “워낙 아이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아이들과 생활하는 것에는 문제가 크게 없었다”는 강 씨는 “아이들에게 흙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생각한 것을 창의력이 가득한 작품으로 표현될 수 있는 지도에 중점을 두었다”고 지도방향을 밝혔다.
강 씨는 김제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주말이면 염산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를 찾아와 일손을 돕고 있고 불갑면 자비리에 직접 장작을 때 도자기를 굽는 가마터‘불갑묘’라는 도자기 생산공간을 준비중이다. 강 씨는 이곳에서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일 외에도 생활도자기를 만들어 지역민과 외부관광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그리고 지역학생을 위한 도자기 체험학습장을 운영해 학생들의 도예경험장 마련도 추진중이다.
일상의 가장 기본인 부모를 가까이에서 모시고 고향을 지키며 여러 지역의 도자기 생산단지를 찾아 다니며 높인 안목과 경험을 바탕으로 확실하고 발전적인 정착을 향한 도전을 위해 그는 열심히 경주하고 있다. 젊은 도예가 강 씨의 지역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역민 모두는 관심과 협조의 마음을 모아줘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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