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병사 호령하는 천마봉 장군의 형상
수백만 병사 호령하는 천마봉 장군의 형상
  • 영광21
  • 승인 2004.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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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 66 - 김종일 / 서해산악회 직전회장
고창 선운산도립공원 (444.3m)

선운산은 고창군 아산면과 삼원면 부안면에 걸쳐있는 산이다. 선운산도립공원은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우며 천마봉을 비롯해 낙조대 만월대 등 기암고봉과 울창한 숲으로 이뤄져 있다. 1979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 선운사가 유명해 선운산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도솔산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선운산 내에는 자연환경이 매우 좋은 청소년 야영장을 비롯해 많은 위탁시설이 갖춰져 있다.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창건된 사찰로 ‘금동보살좌상’을 비롯해 많은 문화재가 있다. 선운산 산행은 주차장에서부터 여러 가닥의 산행로가 있지만 오늘은 천마봉을 바라보며 도솔암쪽으로 산행을 잡았다.

선운사 입구에서 서남쪽을 바라보면 첫눈에 들어오는건 선운산 천마봉(404.3m)이다. 높지 않은 산인데도 병풍처럼 우리를 감싸주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런가하면 웅장한 암벽은 건강한 청년의 가슴처럼 힘찬 모습을 하고 있어 그 당당함에 우리도 모르게 함성이 나온다.

선운산을 찾고 또 찾아 왔지만 도솔암 계곡 사이엔 세월에 깎인 듯, 비바람에 시달린 듯 절벽 아래엔 커다란 굴까지 움푹움푹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오늘따라 하늘은 뿌옇게 황사에 가려있지만 그 뿌연빛 사이로 머리를 들고 서있는 천마봉의 모습은 마치 수백만 병사를 호령하는 장군의 모습과도 같다.

선운사에서 계류를 따라 40여분 오르다보면 도솔암에 도착한다. 도솔암옆 암장에는 마애불좌상이 새겨져 있으며 10m옆 계류편에는 송편을 해 칼로 잘 갈라놓은 듯이 세월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20여분 더 오르면 용문굴이다.

용문굴을 지나 낙조대에 오르다보면 바위군으로 이어지는 능선 끝에 천마봉이다. 천마봉 정상에서 깎아 내린 듯한 바위아래를 바라보면 우리가 지나온 도솔암과 그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가하면 천마봉에서 사방을 휘돌아보면 하늘을 나는 새인 양 등에 한줄기의 힘이 솟는다.

선운산 정상은 경수산(444.3m)이다. 선운사 뒤편 부안면 서당촌에 위치해 있으나 이곳을 경유하려면 주차장에서 시설지구인 호텔옆 등산로를 경유하는 불편이 있어서인지 이 코스는 별 인기가 없다. 그래서 많이 찾는 도솔암쪽과 소리재를 넘어 케이블산 수리봉쪽과 도솔암을 지나 천마봉코스가 제일 인기있는 코스다.

또한 선운산 도솔암 일원은 암벽등반가들에게 멋진 슬로건 지대다. “지구를 반바퀴 돌아 찾아왔습니다” 암벽전문인들의 말이다. 암벽등반의 요새 제1구역에서 17구역까지 펼쳐 100곳에 루트를 설치하고 많은 클라이밍 동호인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또 개척되지 않은 산 행로는 전북 고창군 해리면 평장마을에서 평장저수지를 지나 500m쯤 걷다보면 조그마한 고갯길이다. 우측으로 논·밭길을 50m쯤 내려가다 보면 소로길로 확연하지는 않지만 등산로가 나있다.

여기서 1시간여 가다보면 첫눈에 멋진 바위 두 봉이 보인다. 첫 번째가 거북바위요, 두 번째가 천마봉이다. 천마봉에서 좌회전해 40분쯤 산행을 하다보면 낙조대에 도착하는데 경관이 아름답다. 정면은 청룡산 암능이요, 뒤로는 낙타바위 밑으로는 도솔암과 암능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낙조대를 지나 도솔암으로 가는 길엔 낙하하는 위험지대가 많다. 비나 눈이 왔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도솔암에 도착해 10분쯤 오르면 ‘진흥굴’에 다가서는데 여기서부터는 정상적인 이정표가 정리돼 있다.

산행코스
▶ 주차장∼선운사∼수리봉∼개이빨산∼참당암∼선운사 5시간
▶ 주차장∼선운사 비학산봉∼청룡산∼저수지∼선운사 3시간30분
▶ 주차장∼선운사∼이정표 사거리∼도솔암∼낙조대∼천마봉 배맨바위∼청룡산∼비학봉∼저수지∼선운사 5시간30분
▶ 해리 평장리재∼천마봉∼낙조대∼도솔암∼참당암 사거리∼선운사 4시간10분
▶ 평장재∼천마봉∼낙조대∼도솔암∼참당 사거리∼천상봉∼개이빨산∼수리봉∼선운산∼주차장 8시간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