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한 천연염료의 아름다움 느껴보세요”
“첫눈에 반한 천연염료의 아름다움 느껴보세요”
  • 영광21
  • 승인 2012.06.2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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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소 / 천연염색공예가

처마 밑을 유리문으로 둘러막고 바깥이 훤히 내다보이는 커다란 유리로 창을 내 한옥의 새로운 변신을 보여준 군서면 만곡리 천연염색 작품창작실에서 만난 선미소(56) 천연염색공예가.

광주가 고향인 그녀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결혼해 우연히 영광으로 내려와 1남1녀를 키우고 20년 가까이 살고 있다.

아가씨 때부터 바느질을 했었던 그녀는 애를 키우며 가정에서 주부로 생활하다 병을 얻어 폐를 절제하고 천식으로 고생하던 중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하며 고민하다 군청에서 하는 홈패션 강의를 들었다.

당시 50세였던 선 씨는 우연히 광주에 놀러 갔는데 염색한 옷을 입고 오신 분을 만났다. 그녀는 “첫눈에 반해버린 염색을 물어물어 장성에서 기초부터 배운 게 6년전 일이다”고 처음 접했던 당시의 전율과 기쁨을 감추지 못한듯 눈을 크게 뜨며 얘기했다.

선 씨는 “취미삼아 천연염료로 천에 물을 들이다 보니 6개 되던 방에 물들인 천이 가득 차게 됐다”며 “미싱을 사다놓고 이불, 베개 등 천연염료 침구세트를 하나 둘 만들다 보니 작품이 차곡차곡 쌓여갔다”고 더불어 건강도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연재료로 염색하는 것은 최소한 5번은 물을 들이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야 색이 빠지지 않는 천연염료 침구재료를 만들 수 있고 세탁할수록 색이 자연스럽게 은은해지고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 특히 좋다”고 말한다.

작품이 쌓여갈 무렵이던 3년전 병원에서 목욕봉사, 간병봉사를 같이했던 어느 지인이 ‘염색을 한다고? 집으로 놀러가고 싶다’며 찾아와 “아픔을 잊기 위해 만들어 두었던 것들을 선물했는데 통장에 33만원을 입금해 주더니 이후에는 이웃분들을 데리고 와서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쉬엄쉬엄 하기 때문에 주문을 많이 받지는 못하지만 ‘옷을 입어보니 너무 좋다’며 또 주문하실 때 자부심을 느낀다”는 선 씨는 “천연염색천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 때면 몸이 아프지 않고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하느라 다른 작품들을 관심갖고 지켜본다”고 작품창작의 열정을 보인다.

작업실 한켠에 둘둘 말아 걸어둔 각양각색의 스카프들. “파란색은 쪽, 회색은 숯, 노란색은 메리골드, 회갈색은 소나무껍질, 분홍색은 꼭두서니약초, 황토, 감, 양파, 수세미넝쿨 등 세상에 있는 많은 것을 염료로 쓸 수 있다”며 “무궁무진한 색감을 보면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는 선 씨.

천연염료로 물들인 천으로 만든 퀼트가방을 선보일 예정인 선미소 천연염색공예가의 작품에 깃든 수많은 색상들처럼 세상이 보다 밝고 아름다움으로 채워지길 기원해 본다.

박은희 기자 blesst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