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하기 힘든 일에 마음을 쓰며 살고 있다”
“해결하기 힘든 일에 마음을 쓰며 살고 있다”
  • 영광21
  • 승인 2012.06.29 1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영주 / 전 영광군쌀전업농회장

“특별히 자랑할 것이 없는데…”라 하시면서도 방문을 허락한 고영주(76) 전 영광군쌀전업농회장

홍농이 고향인 고 전회장은 광주공업고등학교를 중퇴하고 25살에 결혼한 뒤 50톤 규모의 배로 고기를 잡아 목포항, 가마미항, 법성항에 입항을 하며 10여년간 사업을 키워나가다 처분했다.

40세때 (주)삼양사 영광농장에 입사해 돼지를 키우다가 (주)삼양사가 주사업인 라면제조에 주력하려고 홍농축산으로 인계한 뒤 그곳으로 옮겨 총무부장으로 18년간 재직하다 1994년 정년퇴직했다.

영광군수협 대의원과 이사, 광주연엽초생산조합 대의원, 영광군산림조합 주재원 대의원, 영광축협 대의원, 지금은 군남에 자리한 농어촌공사로 이름이 바뀐 영광군농지개량조합 대의원과 감사를 역임했던 고 전회장은 환갑인 61세 때 홍농농협 조합장 입후보 자격을 갖추기 위해 전남대 행정대학원을 1주일에 2~3번 다니며 1년 과정을 수료했다.

홍농농협 대의원과 이사를 역임하다 63세이던 그는 1999년 홍농농협 전조합원이 투표로 뽑은 최초의 민선조합장이 됐다. 하지만 조합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 2년이 지난 시점에 건강이 안 좋아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사임하게 돼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다.

건강을 회복한 뒤 68세이던 2004년 영광군쌀전업농 3대 회장을 맡아 회원들과 유기적으로 활동을 하며 2년간 봉사하기도 했던 그는 72세이던 2008년부터 영광군어선업대책위원을 맡고 있다.

“10여년전 원전 온배수 저감방안으로 방류제를 1,136m를 설치한 뒤 조류의 흐름이 없어지니까 뻘이 썩어가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칠산바다가 메워져 간조 때는 배가 못 다닐 정도로 수심이 낮아졌다”는 산 경험을 얘기하며 “소형어선으로 근해조업을 하는 주민들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5~6년간 투쟁하고 있다”고 힘든 시간들을 토로한다.

“젊었을 때는 육체미 전국대회에 참가했고 태권도 유단자이면서 90㎏까지 나갔던 몸무게가 3년전인 73세 때 50㎏까지 빠져서 검사해보니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단돼 3~4개월 약을 먹고 65㎏까지 올라간 뒤 생활이 가능해졌다”고 하는 고 전회장은 아직도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였다.

홍농읍 월곡경로당 회장으로 2010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고 전회장은 슬하의 2남2녀를 모두 성장시키고 부부간에 고추농사 600여평을 지으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오늘도 삶을 채워가고 있다.

박은희 기자 blesstoi@naver.com